바이든 초강수에 이스라엘 극우 강경파들 "홀로 설 것"…레드라인 넘나

이스라엘 국방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도 우리를 억누를 수 없어"
강경 발언 쏟아내는 극우와 말리는 중도…정계에서 깊어지는 균열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하눈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하터널을 해체하고 있다. 2024.05.0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조소영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하면 무기 수송을 중단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강수' 대응에 이스라엘 극우 강경파들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일부 이스라엘 정치인들 사이에서 상당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 전사자들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에서 "이스라엘의 적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들도 이스라엘을, 우리 군을, 국방부를 억누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굳건히 서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공격하고 안보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 소속 미키 조하르 문화체육부 장관은 "세계가 10월 7일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일을 잊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비꼬았다. 10월 7일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한 날이다.

이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안보를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를 해치는 어떤 요구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실제로 이스라엘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는 미국산 무기 없이 라파에서 대규모 공격을 가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계획 중인 임무를 위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라파에서의 임무에 필요한 무기도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분노를 넘어 이스라엘 정당 사이의 깊은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극우로 분류되는 국가안보부 장관 이타마르 벤 그비르는 SNS에 "하마스♥바이든"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근거 없고 무책임하며 모욕적인 발언과 트윗(엑스)"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중도 성향 예시 아티드당의 야이르 라피드도 "네타냐후가 오늘 벤 그비를 해고하지 않는다면 그는 IDF의 모든 군인과 이스라엘의 모든 시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노동당 대표 메라브 미켈리는 "네타냐후와 그의 정부는 이스라엘의 전략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고 있다"고 거들었다.

예디오스 아로노스 신문의 나다브 에얄 칼럼니스트는 무기 수송 중단 경고에 "1차 레바논 전쟁 이후 미국 행정부와 이스라엘 정부 사이의 가장 심각한 충돌"이라며 "우리는 끓는점에 도달했다"고 평했다.

레이건 행정부는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침공을 개시하자 집속형 포병 탄약 및 기타 무기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군과 행정의 사령탑인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필요하다면 손톱만으로도 싸워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홀로 서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지만, 이후 "바이든과 내가 의견 차이를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며 톤 조절에 나섰다. 단 "라파에서 하마스를 무찔러야 한다"는 의견 만큼은 굽히지 않았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