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레디 군면제 법안 두고 내홍…"통과시 전시내각 탈퇴"
중도파 제2야당 대표 문제제기…"전쟁시기 내부분열 부추기는 법안"
26일 각료회의 거쳐 의회 송부…지난해 관련 면제자 6만명 역대최다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5개월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에 군복무 면제 혜택을 강화하는 법안을 두고 내홍에 빠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국민들이 거부하는 징병 법안이 크네세트(의회)를 통과할 경우 전시내각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중도파인 간츠 대표는 이스라엘 제2 야당을 이끌고 있는 당수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지금의 전시 내각에 합류했다. 간츠 대표가 탈퇴한다고 해서 전시내각이 붕괴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만큼 간츠 대표의 행보가 부를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징병법은 적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할 시기에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 내부 분열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징병 법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입수한 초안에는 하레디 군면제 연령을 35세로 일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법상 하레디 남성들은 유대교 경전을 공부한다는 명목으로 종교 교육기관인 예시바에 등록하면 매년 1년 단위로 군복무를 연기할 수 있는데, 이러한 행정 절차마저 간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미국 방문길에 오른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오는 26일 관련 법안이 각료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지만 자신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내각을 통과하면 법안은 의회에 송부된다. 견해차가 큰 만큼 네타냐후 총리가 강행하더라도 의회 통과까지는 몇 달은 소요될 것으로 관료들은 예상했다.
하레디는 현재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약 12%로 지난해 역대 최다인 6만6000명이 군 복무를 면제받았다. 지난달 국방부가 의무복무 기간을 32개월에서 36개월로 늘리고 예비군 복무 나이도 5년 더 연장하자고 제안하자 이스라엘 국민들은 하레디에 대한 혜택부터 박탈하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의 강력한 지지 세력인 하레디 측은 군 면제에 쐐기를 박는 법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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