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바닷물 침수 작전→지하수 오염→이스라엘 농작물 피해 가능성
이스라엘군 하마스 땅굴 해수 주입…인질·지하수 오염 등 고려해야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이스라엘이 지중해에서 바닷물을 끌어와 하마스가 구축한 지하터널에 바닷물을 채우고 있지만 이 작전으로 인해 자칫하면 가자지구 지하수 공급은 물론이고 이스라엘 농작물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네게브 소재 아라바환경연구소의 클라이브 립친은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파괴하기 위해 바닷물을 사용하는 것은 효과적인 군사 기술일 수 있지만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술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터널에 바닷물을 채우면 바닷물이 지하수로 어느 정도 침투할지가 문제"라며 "바닷물이 지하수와 섞여 지하수의 염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해안 대수층에서 나오는 지하수는 가자지구 영토 내에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수원"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미 전쟁 전 가자지구의 지하수는 바닷물의 침투, 농업용수 유출, 폐수 오염을 초래하는 과도한 펌핑으로 인해 오염됐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인 베첼렘(B'Tselem)에 따르면 대수츠에서 나오는 가정용 물의 96.2%는 식수로 사용 불가한 물로 전해진다. 따라서 가자지구 인근의 상당수가 식수 확보를 위해 개인 물탱크와 소형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립친은 게다가 바닷물이 토양으로 스며들어 가자지구의 농업 능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스라엘도 해안 대수층, 특히 서무 네게브 지역의 농업에 바닷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바닷물이 이스라엘의 수자원 시스템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브리핑받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지난달부터 하마스의 터널을 바닷물로 침수시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립친은 지난 2015년 이집트가 국경을 넘나드는 무기와 마약 밀수를 단속하고자 라파 와 시나이 사이의 터널에 바닷물과 하수를 흘려보낸 적이 있다. 립친은 당시 이 작전의 경우는 효과적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군사 전략으로 볼 때 터널에 물을 채우는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립친은 터널에 물을 채우면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들이 터널 안에 갇힐 수 있다면서 "군사 전략 외에도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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