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나르게스 모하마디 옥중편지 공개…"통제위해 히잡 강요"

감사 인사 담은 옥중 편지 공개
모하마디 "히잡 의무화는 전통 아닌 여성 억압의 도구"

이란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2007.6.25 ⓒ AFP=뉴스1 ⓒ News1 국제부 공용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202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쓴 옥중 편지가 밀반출돼 일반에 공개됐다.

로이터통신은 31일(현지시간) 나르게스 모하마디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감을 담은 편지가 그녀의 딸을 통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편지는 노벨평화상 홈페이지에도 게재됐다.

모하마디는 지난달 6일 이란 정권의 억압에 맞서 보편적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투쟁했다며 노벨평화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현재 불온 선전물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이란의 악명 높은 교도소인 에빈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편지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이 "전 세계의 시위와 사회 운동에 힘을 실어주는 전환점이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슬람 국가는 종교나 관습, 전통이나 여성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닌 여성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해 히잡을 강요한다"며 "이란의 여성과 청년들은 종교적 권위주의에 맞서 싸우는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사회 집단"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히잡 의무화는 이란 사회에 부과된 통제와 억압의 수단이며 권위주의적이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정권과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모하마디는 에빈 교도소에 수감된 46명의 여성 양심수와 정치범을 대신해 노벨위원회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란 당국은 히잡 반대 시위를 두고 서방 주도의 체제 전복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당국은 모하마디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뒤 노벨 위원회가 인권 문제에 개입하고 정치화했다고 비난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