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출렁이고 건물은 붕괴"…규모 '6.4 지진' 튀르키예서 3명 숨져(종합3보)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의 안타키아 지역에서 규모 6.4 지진이 발생한 뒤 규모 5.8 여진이 잇따른 가운데 현재까지 튀르키예에서 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술레이만 소을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날 강진으로 3명이 숨지고 21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매몰된 피해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접경 국가인 시리아에서는 13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건물 일부가 붕괴했다고 반군 측 민간 구조대인 '하얀 헬멧'이 전했다.

앞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오후 8시4분께 튀르키예 남부 국경지역인 하타이주 안타키아 데프네에서 규모 6.4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깊이는 10km였다고 전했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해당 지진의 규모를 6.3로 발표했다. 진앙지는 북위 36.12도, 동경 36도였으며 지진은 시리아, 레바논, 키프로스 그리고 이스라엘에서도 감지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뒤 오후 8시7시께 인근 사만닥에서 규모 5.8, 깊이 7km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후 오후 8시43분까지 규모 3.9에서 5.2 사이 여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날 하타이 주지사인 라흐미 도간은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도시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위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2주 만에 강진이 지진 피해 지역을 강타하면서 이미 가족을 잃은 생존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2주전 지진으로 여동생과 처제를 잃은 알리 마즐룸은 AFP에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우리는 가족의 시신을 찾고 있던 구조팀과 함께 있었다. 지진이 시작되자 우리는 어찌해야할지 몰라 서로를 붙잡았다"면서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마치 지구가 우리를 삼키기 위해 입을 열고 있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2주 동안 차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는 메흐메트 이르마크는 "도로가 파도처럼 움직였다. 건물은 앞뒤로 움직였고, 도로 위 차량은 가로로 움직였다. 수많은 건물들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하테이는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다"라고 흐느꼈다.

2주 전 발생한 지진으로 아파트가 붕괴되면서 형과 형수, 조카를 잃은 아타 코샤르는 "하필이면 이날은 우리가 1층짜리 건물에서 머물기로 결정한 첫날이었다"면서 "이날 지진이 발생할 당시 나는 만일에 대비해 또 다른 지진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 계획을 복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이 발생하자 난 바닥에 몸을 움츠렸는데, 지진이 한차례 더 발생했다. 건물이 붕괴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회상했다.

안타키아의 주민 무나 알-오마르는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공원의 임시 대피 천막 시설에 있었다며 "땅이 발 밑에서 갈라질 것만 같았다. 또 여진이 일어날까 두렵다"며 7살배기 아들을 꼭 붙잡았다.

지난 6일 오전 4시께 튀르키예 남부 국경 지역에서는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는데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에 따르면 최초의 지진 이후 최소 6200회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다.

미 지질조사국은 지진이 발생한 이후 최대 몇 달간 규모 5.0~6.0 사이 중대형 여진이 잇따라 발생해 취약한 구조물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90%에 달한다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한편, 이날까지 튀르키예에서만 수습된 시신은 4만115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 5800여명까지 합산하면 사망자 수는 5만 명에 근접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튀르키예에서는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이 대부분 중단됐다. AFAD은 대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카흐라만마라슈와 하타이 등 두 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구조 활동을 중단했다고 전날 밝혔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