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역사상 최저 증산에 합의…내달 하루 10만 배럴 증산(종합)

"소폭의 증산, 고유가 잡기 어려워…소비자 피해 이어질듯"

석유수출국기구(OPEC) 일러스트레이션.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연합체 '오펙플러스(OPEC+)가 내달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로 증산하는 데 합의했다. 최근 국제유가 폭등으로 서방의 요구가 빗발치는데도 이들은 9월 원유 생산량을 미미한 수준의 증산을 약속했다.

로이터·AFP·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을 종합하면 OPEC+는 3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9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로 증산하는 데 합의했다. 이로써 OPEC+는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의 생산량 증산에 합의하게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 속 이같은 소폭의 증산은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고 FT역시 "최근 원유 증산을 요구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요동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등을 만나 증산을 당부하기도 한 바 있다.

오안다의 수석 시장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OPEC+ 역사상 가장 적은 증가 합의는 현재의 세계 에너지 위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음에도 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불만을 가질 수 있고 미국과 사우디 관계 개선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밥 맥널리 라피던 에너지그룹 대표는 "이번 OPEC+이 10만배럴을 증산하겠다는 결정은 1986년 이후 가장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아모스 호흐스타인 미 국무부 에너지 안보 선임 보좌관은 "OPEC이 7월과 8월에 공급을 상당히 늘렸고 현재도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결국 우리는 증산이 얼마나 이뤄지는지 보다 유가가 내려올지 여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OPEC+가 지난해부터 하루 약 40만 배럴을 증산하다 7~8월에는 하루 65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OPEC+의 다음 회의는 9월 5일로 예정돼 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