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환수 주장하는 '파나마 운하'는 "미 경제·안보의 핵심"[딥포커스]
태평양·대서양 잇는 주요 항로…1914년 미국이 완공
전 세계 교역량의 6% 담당…지난해 파나마 운 매출 49억 달러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에 대한 운영권을 환수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파나마 운하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중남미에 위치한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길이 82km의 주요 항로다.
파나마 운하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건설했던 프랑스의 페르디낭 드 레셉스가 1881년 건설을 시작했으나 풍토병과 부채 등으로 인해 중도에 건설을 포기했다. 이후 미국이 건설권을 따낸 뒤 건설을 이어가 1914년 완공한 후 운영권을 소유했다.
파나마 운하 건설엔 3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고 이는 당시 미국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들었던 건설 프로젝트였다.
특히 미국이 파나마 운하의 건설과 운영권을 위해 당시 콜롬비아에 속해있던 파나마 지역의 분리 독립을 부추긴 것은 유명한 일화이기도 하다.
파나마 운하의 건설로 남아메리카 끝을 돌아가야 했던 항로는 대폭 단축됐다. 미국은 파나마 운하를 통해 유럽과 미국 서부 지역을 빠르게 오갈 수 있게 됐고, 미 해군의 대서양 함대와 태평양 함대의 연계도 수월해졌다. 이후 파나마 운하는 미국의 경제와 안보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도 파나마 운하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파나마운하관리청(ACP)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기준 1억 5706만톤(t)의 미국 화물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지난해 기준 파나마 운하의 매출은 49억 달러(약 7조 937억 원)를 기록, 파나마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6%를 차지했다.
또한 파나마 운하는 연간 1만 3000~1만 4000척의 선박이 통과해 전 세계 교역의 약 6%를 책임지고 있다.
다만 ACP 기준 2024 회계연도엔 심각한 가뭄으로 인한 통항 횟수 제한 등으로 파나마 운하 통행량이 9936회로 전년도(1만 2638회)보다 2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파나마 운하의 운영권은 현재 파나마가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파나마에서 운하 운영권 반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1977년 당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과 오마르 토리호스 파나마 장군은 1999년 운하 운영권을 넘긴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한편 최근에는 중국도 파나마 운하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가 파나마 운하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대니얼 룬드 수석연구원은 "2021년 중국 기업들이 파나마 운하 주변의 물류, 전력, 건설 부문에서 기반 시설 관련 계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나마는 지난 2018년 중남미 국가 중에선 최초로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중국과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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