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과 좀 다른데'…'아르헨 트럼프' 밀레이 새정부 10일 출범

'달러화' 반대한 인물 기용하며 비교적 온건 내각 구성
중국·브라질에 비판적, 친미 외교 정책 고수할 지 관심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 하비에르 밀레이가 19일(현지시각) 부에노스아이레스 당사에서 결선 투표의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2023.11.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페소화 대신 달러를 사용하는 등의 급진 개혁을 약속해 선거에서 승리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취임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과격한 언행과 극단적인 정책 등으로 '남미의 트럼프'라고도 불리는 말레이가 이끄는 차기 정부가 경제 위기 해결이란 막중한 임무를 안고 이날 공식 출범한다.

그는 당선 후인 지난 1일 반유대주의 운동에 가담했던 전직 법무부 장관을 고위직에 앉히며 논란을 불러일으켜, 그가 이끌어갈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밀레이는 기후변화는 거짓이라고 보고, 낙태를 반대하며, 아르헨티나 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할 것을 주장하는 극단주의자다.

또 인간의 장기를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여성부를 없앨 것을 주장하는 등 과격하고 충격적인 주장도 해왔다.

이같은 거친 언행으로 인해 그는 '남미판 도널드 트럼프'로도 불린다.

그가 이끌어갈 아르헨티나는 인플레이션이 150%에 육박하고 외환 보유고는 고갈돼 국가부도 상황이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후보가 19일(현지시간) 열린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승리해 당선됐다. 2023.1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당선 전의 과격한 주장과는 달리 그는 당선 이후 자신의 공약에 비판적 입장을 밝혀온 인물도 새 정부에 기용하는 등 비교적 온건하게 정부 내각을 꾸리려 하는 분위기다.

말레이는 자신의 주요 공약인 ‘달러화 도입’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루이스 카푸토 경제부 장관 내정자를 임명했다.

아울러 말레이는 기존 18개 부처를 9개로 줄이며 정부 조직 슬림화에 나서기도 했다.

사회개발부, 노동사회보장부, 공공사업부, 환경부, 여성인권부를 폐쇄하고 각 기능은 대통령 비서관실로 이관되거나, 다른 부처로 흡수시켰다.

외교부, 국방부, 내무부, 경제부, 법무부, 보건부, 치안부 등은 유지됐다.

친미 성향을 보인 그의 외교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선거운동 과정에 중국, 브라질,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 등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그의 외교 노선을 두고 로이터는 매우 친미적이고 주요 무역파트너인 브라질과 중국에 대해서는 냉담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향후 아르헨티나가 자국의 경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입지를 키워갈 수 있을지 밀레이의 새 외교 정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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