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002년 서울이네…아르헨티나 광장 가득 메운 환호 물결
8년 만에 결승 진출…우승 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승기 탈환
디에고 마라도나 잇는 '국민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 마지막 출전 의미 남달라
-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아르헨티나가 국가대표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36)의 활약으로 13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3-0으로 누르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노래와 함께 환호하고 있다고 AFP·로이터 등 외신들이 일제 보도했다.
거리 인파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에만 수천 명(외신 추산)으로, 저마다 걷거나 자가용을 타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7·9로를 따라 오벨리스크 광장으로 모여들어 한바탕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라미로 몬테이로(23)는 "이번 월드컵은 그냥 경기가 아니다. 디에고(마라도나)가 죽고(2020년), 메시도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이라고 AFP에 이처럼 흥분한 이유를 설명했다.
파블로 카르도소(74)는 거리 한 카페 스크린으로 경기를 보며 세 골이 터질 때마다 목이 쉬도록 소리치며 환호했다. 그는 "우리가 이겼어! 아르헨티나를 사랑해요"라고 외쳤다.
카페에 있던 수십 명의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르헨티나의 국민가요 '젊은이들이여, 이제 우리 다시 환상을 품읍시다'를 부르며 기뻐했다고 AFP는 전했다.
가브리엘라 페르디게스(26)는 "흥분을 참을 수가 없다. 꿈만 같다"고 말했고, 에밀리아 살보(23)는 메시의 페널티킥에 이어 두 번째 골을 넣은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를 가리켜 "훌리안을 사랑한다"고 외쳤다.
축제는 대학가에서도 이어졌다. 델피나 야코이(22)는 "둘 다 만만치 않은 팀인데 정말 힘든 경기였다"고 말했고, 클라라 세르데이라(20)는 "크로아티아가 막 브라질을 이겼다"며 환호했다.
마르델플라타 해변에도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AFP는 전했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결승에 오른 게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8년 만이기도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특히 메시의 마지막 출전이란 점에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갖는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메시는 '프랑스 풋볼지'가 시상하는 축구선수의 최고 영예 상 '발롱도르'를 무려 7회로 역대 최다 수상, '영원한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마라도나 퇴장 이래 '보물'로 칭송된다.
역사학자 펠리페 피냐는 AFP에 "메시는 팬들의 마음 속에서 매우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그는 팀을 어깨에 짊어지고 리더십도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가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후 승리한 뒤 메시가 상대편 공격수 우트 베고르스트를 향해 "뭘 봐, 이 바보야"라고 말한 대사는 크게 화제가 돼 현지에서 머그컵과 티셔츠 등에 문구가 그대로 인쇄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오는 19일 0시(현지시간 18일 정오)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그에 앞서 15일 치러지는 프랑스와 모로코의 4강전에서 승자와 맞붙게 되며, 남은 경기에서도 승리할 경우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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