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제 매체들, 한국 6시간 계엄령 이후 '불확실성' 주목

블룸버그 칼럼 "미국에 문제, 중국에 승리일 수도"
WSJ "예산 싸움, 계엄령 정당화 불가능"

윤석열퇴진대전운동본부와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4일 오전 대전 서구 은하수네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해외의 주요 경제 매체들은 한밤중 한국의 비상 계엄령 소식을 타진하며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적 위험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4일 ING이코노믹스의 강민주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번 사태가 한국의 국가신용 등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의 성기용 아시아 매크로 수석 전략가는 메모에서 "트레이더들이 계엄령보다 질서있는 탄핵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TS롬바르드의 로리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내년 조기 대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아마 "2025년 2분기 초 대선이 치러져 야당인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며 "야당 승리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서 아시아 정치를 다루는 카리시마 바스와니 칼럼니스트는 "한국의 계엄령으로 무서운 과거를 회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보는 미국에 진짜 문제이고 중국에는 승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이 평소 단호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미국의 동맹이지만 계속 믿을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한국이 모범적이지 않은 민주주의 원칙을 보여줬다는 사실은 중국이 서방과 비교해 자국 체제의 장점을 선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바스와니 칼럼니스트는 지적했다.

바스와니 칼럼니스트는절박한 정치인의 필사적 행동"이라며 증거는 없지만 "북한 정권의 은둔형 지도자 김정은이 대통령의 계엄령 발표에 어떤 식으로든 영감을 줬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계엄령 선포 시도는 경기 둔화로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대통령과 의회 내 경쟁자들 사이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실패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의 레이프 에릭 이슬리 교수는 "대통령이 대중의 지지가 극도로 낮고 집권당과 행정부 내에서 강력한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심야 행정명령을 시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슬리 교수는 "대통령이 포위당한 정치인처럼 들렸다"며 "제도적 방해, 탄핵 요구에 맞서 필사적으로 움직이며 이제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편집위원회는 '한국의 짧은 계엄령'이라는 제목의 오피니언을 내고 "예산 싸움이 계엄령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WSJ 편집위는 "의원들이 탄핵을 시도할 수 있지만 결과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이날 사건은 민주주의 문화가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아태 지역의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