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0만대 손실" 폭스바겐, 독일 공장폐쇄 계획 고수…직원들은 반발
노조위원장 "독일 비용 아니라 경영진 실패로 회사 어려움"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독일 국민차 폭스바겐 경영진은 수만 명의 직원이 모인 열띤 회의에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독일 현지 공장을 폐쇄하는 계획을 고수했다. 판매 급감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직원 수 천명은 폭스바겐 본사에 모여 공장 폐쇄에 반대하며 항의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최고 재무 책임자인 아르노 안틀리츠는 유럽의 자동차 판매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판매 손실은 연간 50만대로 "2개 공장에 해당하는 생산량"이라며 "(판매) 시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 2만5000명 직원이 참석한 회의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시간은 아직 1년, 어쩌면 2년 정도 남았다"면서도 절감 계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내부 메모를 통해 직원들에게 독일 현지공장 폐쇄를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00억 유로 규모의 절감 프로그램 계획을 발표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향후 몇 년간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폭스바겐은 최근 실적이 더 악화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고 독일 공장 폐쇄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그러나 독일 국민차 폭스바겐은 강력한 노조와 충돌의 길로 들어섰고 독일 정부도 충격에 휩싸였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폭스바겐이 독일에서 공장을 폐쇄하면 창업 87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된다. 폭스바겐은 전기차로의 전환과 해외 시장에서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고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 큰 타격을 가할 위험도 있다.
폭스바겐의 계획은 지난 주말 지방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의 연정에 불안을 더했다.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은 옛 동독 지역이었던 튀링겐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작센주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 위원장인 다니엘라 카발로는 폭스바겐 경영진이 "노동자들의 격렬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자신의 감시 아래서는 현장 폐쇄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회의에서 "독일 현장과 독일 직원들의 비용 때문이 아니라 경영진이 제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비난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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