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충격' 소니, 주가 11% 급락…아베노믹스도 '무위'

올해 순이익 전망치 40% 하향..시장 예상보다 더 열악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 로이터=뉴스1

</figure>일본 가전업체 소니의 주가가 1일 11% 이상 곤두박질쳤다. 연간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회사 측이 야심차게 내놓았던 턴어라운드 계획에 시장의 의구심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이날 소니의 주가는 도쿄증시에서 전일대비 11.13% 급락한 1668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엔 1640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전일 소니는 2013회계연도(2013년4월~2014년3월) 상반기에 159억엔의 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500억엔에서 300억엔으로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디지털 카메라와 PC, TV 등에 대한 수요 부진을 이유로 순이익 전망치를 40% 낮춰 잡았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과 '애프터 어스'의 흥행 부진으로 영화 사업 부문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토 마사루 최고재무책임자는(CFO)는 실적 발표 뒤 "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더 열악했다"고 실적 악화 배경을 설명했다고 AFP는 전했다.

특히, 올 들어 소니의 주가는 회사의 턴어라운드 계획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일까지 거의 2배가량 올랐기 때문에 이날 낙폭은 더욱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번 실적 발표는 TV 등 전자 사업이 수익을 다시 내도록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포부를 밝혔던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가즈오 CEO는 TV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회사 안팎의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의 지분 20%를 매각하라는 미국 헤지펀드 측의 요청도 거절하며 사업 재건에 매진했다.

더욱이 그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소니는 지난 회계연도에 소규모 수익을 기록, 시장의 기대는 컸다.

하지만 당시 수익은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에 의한 엔화 약세와 뉴욕 맨해튼 빌딩 등 자산 매각에 힘입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적 부진은 소니만의 상황은 아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과 달리 소니를 비롯해 파나소닉과 샤프 등 일본 전자업체는 TV 사업을 영위하면서 수년 동안 생긴 손실 때문에 현재도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과정을 겪고 있다.

소니도 '엑스페리아'를 출시, 일본 내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선전하고 있고 있지만 그렇다할 성과는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엔화 약세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일본 업체의 턴어라운드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 소재 SMBC 닛코증권의 애널리스트 시라이시 고키는 AFP에 "엔화 약세 여파는 올 회계연도 하반기에 약화되기 시작할 것이다"며 "일본 가전업체가 가야할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