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33년래 최대 하락에 1400$대 붕괴..금 시장 패닉

이날 9%급락..2거래일 동안 13%폭락

금값은 지난 12일 4%정도 하락한 후 이날 추가로 9%하락해 2거래일 동안 13%의 폭락을 기록했다. 금은 이날 1980년 1월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하락률은 30년 만에 최대의 하락을 보였다.

금현물은 장중 온스당 1336.04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미 동부표준시(EST) 기준 오후 4시 31분 현재 전장대비 8.9%하락한 1347.29달러에 거래됐다. 6월 인도분 금선물은 온스당 1336.04달러까지 내려갔다가 전장대비 140.30달러 내려간 온스당 1361.10달러에 체결됐다. 거래량은 30일 평균의 4배인 70만 건으로 이역시 기록적인 수치였다.

원자재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11% 내려간 은이나 금값만큼 폭락이 심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인플레 헷징 수단이자 다른 시장의 위험에 대한 안전자산인 금값이 무너져내리자 금시장 참여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주는 키프로스 중앙은행이 금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에 금값이 15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 외에는 금값폭락을 설명할 만한 사건이 없었다. 1500달러는 전문가들이 금값의 지지선으로 여기던 가격대였다.

이제 질문은 금이 12년 연속의 상승세를 끝내고 하락장으로 들어섰냐는 것이다. 금값은 2011년 9월의 기록적인 1920.20달러에서 이날 1330달러 선으로 내려가 30%의 하락을 기록해 하락장에 들어섰음을 알렸다. 시장에서는 최고가에서 20%이상 하락하면 하락장에 들어선 것으로 간주한다.

금값은 오후 늦게 보스턴 마라톤 대회장에서 두 건의 폭발 사건이 있었다는 소식에 하락폭을 줄이는 듯 했지만 이미 형성된 공포장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금시장의 폭락은 다른 원자재 시장과 금융 시장 전반에 타격을 주었다. 미 증시는 원자재 관련 주식의 폭락때문에 지난 1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실망스런 중국 경제지표는 금값과 주식은 물론 원유와 구리 같은 원자재 시장에도 충격을 주었다.

◇ 펀드 환매 쇄도

이날 금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트레이더들은 물론이고 세계최대 금시장인 인도와 중국의 실물금 투자자들까지 금 투매에 나섰다.

런던 마렉스 스펙트론의 데이비드 고베트 수석은 "이런 시장상황에서 머릿속에 드는 오직 하나의 생각은 탈출해야 한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금시장의 엑소더스는 캐나다의 배릭 골드 등 금 광산 기업의 주가까지 폭락시켰다. 배릭 골드는 이날 10%폭락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금에 대한 투자를 대폭 줄였다. 이날 대형 ETF펀드들은 지난해 초반 이후 최대폭으로 환매에 나섰다.

세계최대 금ETF인 SPDR골드 트러스트는 지난 2월 사상최대의 금보유량 감소를 기록했다. SPDR골드 트러스트 ETF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폴슨앤컴퍼니는 이번달 초 고객들에게 올해 1분기에 두자릿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엔화의 향방도 금값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달러대비 엔화가 4년래 최저수준에서 반등을 시작하자 엔캐리트레이드가 약화된 것도 금값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 엔캐리트레이드는 일본 엔화를 싼값에 빌려 고수익자산에 재투자하던 환율차를 이용한 투자기법이었다. 최근 이 추세가 약화되어 수년간 안전자산이라기 보다는 고수익 자산으로 역할했던 금의 환매세를 더욱 강화했다.

금 소매 거래에서도 환매사태가 이어졌다. 뉴욕의 귀금속 거래상들은 금값을 대폭할인해 내놓았고 금화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낮은 가격에 금화를 환매했다.

금과 함께 은도 전장대비 11.8%나 폭락해 온스당 22.81달러에 거래됐다. 백금은 6%하락한 온스당 1396.24달러, 팔라듐은 7.8%폭락한 온스당 652.72달러에 거래됐다.

ungaung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