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화생방 사령관 암살하려 용의자에 10만 달러 제안"
러시아 연방수사위, 우즈베키스탄 용의자 등 조사 발표
'폭발물 원격 조종 주체' 놓고 심문 영상과 엇갈리기도
- 조소영 기자,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강민경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화생방(화학·생물학·방사능) 무기 책임자 이고르 키릴로프 사령관(54)을 살해하기 위해 용의자에게 10만 달러(약 1억 4490만 원)를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가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수사위는 키릴로프 살해 용의자로 체포된 우즈베키스탄 국적 남성(29)의 말을 빌려 이같이 주장했다.
용의자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의해 모집됐다"면서 이들로부터 키릴로프 암살을 위해 돈을 제안받았다고 했다.
수사위는 성명에서 "그들(우크라이나 특수부대)의 지시에 따라 그(용의자)는 모스크바에 도착, 강력한 즉석 폭발 장치를 받았고 이를 전기 스쿠터에 장착한 후 키릴로프의 집 입구 근처에 주차했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인근 렌터카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있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통제 센터에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했다고 수사위는 밝혔다.
이후 17일 새벽 SBU 요원은 키릴로프가 아파트에서 걸어 나올 때 폭발물이 원격으로 터지도록 조종했다.
SBU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약 3년간 이어온 전쟁 동안 러시아 군 장교, 선전가, 과학자 등을 정교하게 암살해왔다.
키릴로프는 SBU에 암살된 이들 중 가장 높은 계급의 군 사령관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BS) 심문 영상에서도 용의자는 대체적으로 수사위 발표와 동일하게 진술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의 지시에 따라 모스크바에 도착한 후 스쿠터를 구입하고 폭탄이 도착할 때까지 몇 달을 기다렸다"며 "그들은 내게 10만 달러와 유럽 여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다만 텔레그래프는 "용의자가 SBU 요원이 아니라 본인이 원격으로 폭발물을 작동시켰다고 말함으로써 수사위와 모순되는 점이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이 남성이 어떤 조건에서 자백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러시아군은 범죄 용의자를 고문해 자백을 받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 용의자에 대해 갖고 있는 정보가 없다고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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