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동결' 러시아 푸틴 "모아봤자 뺏기는 달러보다 비트코인이 낫다"

모스크바 VTB 투자 포럼서 발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VTB 투자 포럼 ‘러시아 콜링’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0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자산이 제재로 인해 동결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외환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VTB가 주최한 투자 콘퍼런스에서 "쉽게 잃을 수 있는데 외환보유액을 왜 늘리냐"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보유액 압수는 각국 중앙은행이 준비자산으로서 보유하는 미국 달러의 명성과 위상에 해를 끼쳐 이미 국가들이 달러 대안으로 암호화폐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누가 금지할 수 있는가? 누구도 금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트코인 외에도 미래의 전자 결제 시스템을 또 다른 옵션으로 내세웠다. 지난 10월 푸틴 대통령은 브라질·러시아 등의 국제 경제 협력 기구인 브릭스(BRICS)에 대체 결제 시스템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미국 달러가 지배하는 스위프트(SWIFT) 금융 메시징 시스템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날 발언은 2022년 우크라이나전쟁이 시작된 후 서방이 러시아의 보유 외환 약 3000억달러를 동결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0월 영국은 동결된 자산에서 얻은 이익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30억 달러를 대출해 주었다. 이외에도 주요 7개국(G7)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만 해도 암호화폐 전면 금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제 디지털 통화 결제를 허용하고 내년 여름에 디지털 루블 도입을 모색하는 등 암호화폐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 언론인 모스크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암호화폐 채굴자와 거래에 대한 법적 세금 체계를 만드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