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이미 우크라 내 진입"…중대 위협에 한반도 긴장감도 고조

尹·젤렌스키 전화통화…"상황 관찰하면서 단계적 대응조치"
북한군, 우크라 영토 진입에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도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러시아 훈련장에 도착하고 있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 병력. 사진은 러시아 매체 시레나의 X(옛 트위터) 계정 영상 갈무리. 2024.10.18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무기를 공급해 오던 북한이 병력까지 파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유럽에서 벌어진 전쟁이 아시아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진입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한반도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 북한군의 파병에 맞서 한국과 우크라이나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두 명의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에 있으며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친 북한군이 전선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밝힌 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약 1만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훈련 중이며 일부 병력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진입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사실상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본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선 투입에 대해 "쿠르스크 등 전장 이동이 임박했다"며 "일부 선발대가 전선 투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간 지속되면서 제3국이 참전한 것은 북한이 처음이다. 이는 그동안 무기 공급을 통한 간접적인 지원에 그쳤던 나토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것으로 확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에 반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간다면 그렇다"고 말해 북한군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북한군 파병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 확대 가능성은 한반도에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야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전쟁에서 얻은 경험을 100만 북한군에 습득시키면 우리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전장 상황을 관찰하면서 실효적으로 단계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한국과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해 경제적·인도적 지원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전황이 변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한국에 지속적으로 살상 무기 지원을 요청해 왔다.

윤 대통령도 지난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과 관련해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더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해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살상무기를 포함해 지원을 확대할 경우 지금도 좋지 않은 한러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한반도에도 긴장감이 고조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한국의 살상무기 지원에 대해 "한국의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