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총선서 중도좌파 야당 승리…연립정권 출범 전망

사회민주당, 고물가·빈부격차 등 경제 이슈 선점해 승리
러시아와 국경 맞댄 리투아니아…친서방 기조는 유지할 듯

27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총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사회민주당의 빌리야 블링케비추테 대표가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2024.10.2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유럽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인구 280만 명의 소국인 리투아니아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야당 사회민주당이 제1당이 되어 연립정권 출범이 유력해졌다.

AFP 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치러진 1차 투표와 27일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사회민주당은 리투아니아 입법부인 '세리마스'(Seimas) 의석 141석 중 총 52석을 차지했다.

27일 결선투표는 1차 투표에서 비례대표로 정당 배분이 확정된 70석과 지역구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온 8석을 제외한 63석을 대상으로 치러진 것이다.

사회민주당이 연립정부 파트너로 지목한 진보 성향의 '리투아니아를 위해'는 14석을, '농민녹색연합'은 8석을 차지했다. 이로써 3당은 총 74석을 차지해 과반 의석을 근소하게 넘겼다. 반면 보수 성향의 집권 여당 '조국연합'은 28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사회민주당 주도의 연립정권 출범이 유력해졌다.

사회민주당과 파트너 정당들은 2년 전 물가상승률이 20%까지 올라갈 정도로 극심한 고물가와 빈부격차 확대, 공공서비스 악화 등 경제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삼고 선거 운동을 진행해 왔다. 사회민주당은 부유층 증세, 의료와 사회복지 예산 증액 등으로 빈부 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빌리야 블링케비추테 사회민주당 대표는 "선거 결과는 리투아니아 국민들이 변화를 원하며 완전히 다른 정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유권자들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블링케비추테 대표는 총리직에 도전할지 여부에 대해서 "당내에서 논의할 것이며 장단점을 따져볼 것"이라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만약 총리가 된다면 현재 맡고 있는 유럽의회 의원직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는 신생 포퓰리즘 정당인 '네무나스의 새벽'이 19석을 얻어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레미기주스 제마이타이티스 네무나스의 새벽 대표는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재판을 받고 있다. 사회민주당은 네무나스의 새벽과의 연립정부 구성을 배제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리투아니아의 친서방, 친우크라이나 외교 기조는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리투아니아에서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러시아로 인한 안보 불안감이 높다. 지난 4월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국민 70%는 러시아를 리투아니아에 대한 위협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는 국내총생산(GDP) 중 국방비 지출 비율이 3.2%로 나토에서 6번째로 높다. 또한 독일의 키엘 연구소에 따르면 리투아니아의 우크라이나 지원 액수는 GDP의 1.64%를 차지할 정도로 서방 국가 중에서도 매우 높은 편이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