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첫 배치" 쿠르스크 어떤 곳?…푸틴이 일격당한 최대 격전지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 8월 초부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역침공 무대가 된 서남부 쿠르스크주에 북한군 장병들이 일부 파견됐다는 보도가 나와 지역 전황에 이목이 쏠린다.

우크라이나의 예상밖 작전에 한때 러시아는 쿠르스크에서 서울 면적의 약 2배인 1250㎢를 빼앗겼지만, 지금은 절반 가까이 되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작전으로 동부 전선에서 일부 러시아군 병력을 철수시키고 또한 쿠르스크를 평화 협상의 카드로 삼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를 침공한 사이 러시아는 오히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공세를 강화한 데 이어 쿠르스크에서도 전진하고 있어, 우크라이나의 계획은 제대로 흘러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쿠르스크주 지도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가 탈환했다고 주장하는 영토가 지난 15일 대비 상당히 넓어져 절반 가까이 됐다. 러시아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부대 사령관 압티 알라우디노프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땅의 절반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핀란드의 군사 분석가 에밀 카스테헬미는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현재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의 약 700㎢ 정도를 통제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가 반격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와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등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을 인용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받은 최초의 북한군 부대가 23일 쿠르스크주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정보총국은 북한군 장교 500명과 장성 3명을 포함한 1만 2000명이 러시아 땅에 있으며, 현재 북한 병력이 러시아 동부 5개 기지에서 훈련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병사 약 2000명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치고 기차를 타고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서부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쿠르스크에서 북한군의 수적 지원을 받아 본토 탈환을 가속화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쿠르스크 탈환을 위해 북한군에 베팅했다고 전했다. 현재 쿠르스크에는 러시아군 5만 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려면 그 2배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잭 와틀링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지상전 전문 선임연구원은 동원에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군을 북한군이 수적으로 보충하면서 우크라이나군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와틀링은 "(북한군의) 응집력과 사기가 꽤 괜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와틀링은 러시아가 북한군 합류로 지휘·통제 문제에 직면할 수 있으나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과 이란의 지원군, 민병대와 함께 작전을 주도한 러시아군의 경험이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도 주효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1만2000명 전원이 전투에 투입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 현지에 파견된 북한군의 역할은 참호 구축과 같은 지원 역할에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니코 랑게 뮌헨안보회의 선임연구원은 독일 도이체벨레(DW)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가 거의 없고 모호한 추측이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북한인이 훈련을 위해 러시아에 있다는 것과 북한의 건설 부대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서 활동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역의 러시아 참호에서 북한군 1만 2000명이 전투에 임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지 마라. 아직까지 그 점은 포착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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