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F-16 전투기 추락, 자국군 패트리엇 오인발사 때문일 수도"
젤렌스키, 추락 원인 언급 없이 공군 사령관 해임
NYT, 초기 조사 보고받은 서방 관리 인용해 보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F-16 전투기의 추락 원인이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에 의한 오인 격추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일자 기사에서 서방 관리의 발언을 인용, F-16 추락 원인에서 기계적 고장이나 조종사의 실수를 배제할 순 없지만 우크라이나 패트리엇의 오인 발사로 인한 것이라는 징후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서방 관리는 이번 F-16 추락 사고 원인의 초기 조사에 관해 보고받았던 인물이라고 NYT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유를 상세히 밝히지 않은 채 공군 참모총장을 해임한 것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0일 미콜라 올레슈크 공군 참모총장을 해임하며 "공군은 더 강해져야 하며 사람들과 요원들, 군인들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도 우크라이나군의 오인 발사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마크 캔시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 고문은 "미사일이 동시에 날아다니는 상황에서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오발 사고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F-16이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에 의해 격추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마리아나 베주흘라는 F-16이 부대 간 조율 부족 때문에 격추됐다고 비판했다.
당시 올레슈크 공군 참모총장은 "군 지도부를 불신하지 말라"고 반발했으나 패트리엇에 의한 격추 의혹은 부정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F-16 조종사는 우크라이나의 국민 영웅으로 불리던 올렉시 메스 중령이다. 그는 서방으로부터 F-16을 지원받기 위해 발로 뛰던 인물이며 미국에서 최초로 F-16 조종법을 배운 우크라이나인 공군 조종사 6명 중 한명이다. 우크라이나로서는 그의 죽음이 뼈아픈 상실일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는 F-16이 전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이 전투기가 전장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까지 충분한 대수가 도입되고 조종사와 지상 관리자들의 훈련 또한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가 F-16으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는 있겠지만 우크라이나 공군이 전투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만큼 충분한 경험을 갖추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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