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아동학대 신고 3배↑…"합당한 체벌 주장 더 이상 허용 안 돼"[통신One]
신고 10건 가운데 1건은 피해 아동이 직접 수화기 들었다
NSPCC 대표 "아동 체벌 금지하도록 현행법 개정 늦추지 말아야"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아동 학대 관련 신고가 세 배 이상 늘어나고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비중이 심각한 사안이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영국 아동학대예방기구(NSPCC) 관련 수치를 인용하면서 부모가 자녀 훈육을 이유로 '합당한 체벌'이라고 주장하는 변론을 더 이상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성인과 아동을 모두 폭력 행위로부터 동등하게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NSPCC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영국 전역에서 아동 학대 관련 신고가 1451건 접수됐다.
이는 직전 연도보다 약 세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체 신고 건수 가운데 45%는 지자체, 경찰 등 아동보호 기관에 의뢰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수준이라고 아동학대예방기구는 설명했다.
신고 사례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녀에게 가하는 부모의 학대 행위를 목격하고 이를 우려한 주변 사람들의 신고였다.
또한 10건 가운데 한 건은 피해 아동이 직접 신고한 사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NSPCC는 자녀 훈육을 이유로 체벌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동이 신체적 폭행으로부터 완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유일한 사회 구성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체벌은 안정적인 가정 배경에서 경험하더라도 아동에게 장기적이고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동 학대는 우울증과 불안증 향상과 높은 관련성을 나타내고 공격성과 반사회적 행동도 증가시킨다고 해당 기구는 지적했다.
최근 영국 NSPCC의 의뢰를 받은 글로벌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는 영국 전역의 성인 인구 3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조사 결과 '폭력 행위와 관련해 아동에게 성인과 동일한 수준의 법적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 응답자는 기존 67%에서 올해 기준 71%로 증가했다.
이는 아동에 대한 체벌 금지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기구는 설명한다.
영국 아동학대예방기구 대표인 피터 완레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아동 학대에 대한 긴급 상담 신고 전화가 세 배 증가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입법기관은 아동 체벌을 금지하기 위한 현행법 개정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5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들은 2020년과 2021년에 영국의 10세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신체적 체벌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당시 연구 수석 저자인 안자 하일만 박사는 "모든 아동은 어떤 환경과 상황에 처하더라도 신체적 체벌로부터 보호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른 국가의 연구 사례에 따르면 체벌이 법적으로 금지될 경우 체벌이 더 빨리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코틀랜드와 웨일스가 길을 터서 법을 개정한 만큼 이제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도 따라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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