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흉기난동 17세 소년 기소…댄스교실 어린이 3명 살해 혐의
'이슬람 이민자 소행' 거짓정보 확산…런던서 대정부 규탄집회 열려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영국 댄스 교실에서 흉기 난동을 벌였던 17세 소년이 어린이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영국 검찰은 머지사이드주(州) 경찰이 문제의 소년을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도록 이날 승인했다고 밝혔다.
소년은 지난 29일 머지사이드주 리버풀의 해안마을 사우스포트에 자리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 난입해 흉기를 휘둘러 6~9세 어린이 3명을 숨지게 하고 10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년은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금됐다. 오는 2일 열리는 리버풀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다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라 관련법에 따라 피의자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나이가 워낙 어렸던 데다 대낮에 건물 안에서 참혹하게 살해된 탓에 사건을 접한 영국 국민들은 분개했다. 사건 당일 현장에는 추모 꽃다발을 든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미국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도 자신을 테마로 한 댄스 교실에서 참사가 벌어졌다는 소식에 3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애도의 뜻을 표했고, 그의 팬들은 유족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여 하루 만에 18만 파운드(약 3억1500만 원)를 모았다.
그러나 피의자가 이슬람 이민자라는 잘못된 정보가 온라인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성난 군중들이 애꿎은 이슬람 사원에 벽돌을 투척하고 방화를 시도하는가 하면 집회를 통제하던 경찰관을 폭행하고 경찰차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30일 사우스포트에서 벌어진 이 같은 폭력 집회로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관 53명이 부상했다며 폭력을 휘두른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키어 스타머 총리도 폭력 행위를 엄벌하겠다고 경고했고, 머지사이드 경찰도 피의자가 웨일스 출생자라며 억측 자제를 호소했다.
이날 사우스포트에선 폭력 집회가 되풀이되지는 않았지만, 수도 런던의 스타머 총리 관저 앞에서는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일부 참가자들은 유리병과 맥주캔을 던지고 이슬람 이민자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구호를 외쳐 현장 경찰관과 대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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