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 밟혀 라켓 파손…세계 1위 왕추친 32강 충격패, 최대 이변[올림픽]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탁구 남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왕추친이 2024 파리올림픽 단식 32강에서 탈락했다.
전날 탁구채가 부러진 영향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는 등 외신들이 이번 올림픽 최대 이변이라고 일제히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왕추친의 탁구채가 망가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가 끝난 뒤 몰려든 취재진에 의해 탁구채가 밟혔기 때문이다.
이날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중국 대표팀(왕추친-쑨잉사)과 북한 대표팀(리정식-김금영)의 탁구 혼합 복식 결승전이 치러졌다.
이날 경기에서 중국 대표팀은 4-2로 승리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왕추친은 경기가 끝난 후 쑨잉사와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이들을 촬영하기 위해 사진기자들이 몰려들면서 왕추친의 탁구채가 밟혔다. 결국 탁구채는 중간이 부러져 경기에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왕추친은 망가진 탁구채를 들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왕추친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라켓이 망가진 그 순간 나는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었다. 왜 사진기자들이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이미 일어난 일이고, 예비 탁구채로 잘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탁구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그는 트룰스 뫼레고르(스웨덴)에게 2-4로 패했다.
세계 랭킹 1위가 32강 전에서 탈락하는 대이변이 발생한 것.
남녀 통틀어 중국 선수가 올림픽 단식에서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 선수에게 져 중도 탈락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의 유승민(42) 현 대한탁구협회장에 패해 은메달에 그친 중국의 왕하오(41)가 최초이자 지금껏 유일한 사례였다.
중국에서는 왕추친의 패배가 전날 부러진 탁구채 때문이라며 팬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왕추친이 라켓을 바꾼 이후 경기가 잘 안되는 것 같았다. 왕추친은 경기 도중 라켓을 보고 여러 차례 고개를 저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에서 왕추친의 라켓이 부러지는 영상이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전문가들은 자신이 사용하던 탁구채가 부러진 것은 대형사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탁구 해설가 바바라 웨이는 WSJ과 인터뷰에서 “같은 제조사와 모델이라도 두 개의 라켓이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왕추친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탁구는 매우 정밀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1mm의 차이도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왕추친은 그러나 변명을 하지 않았다. 그는 게임 직후 중화권 대표 영자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1라운드와 5라운드에서 기회가 있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상대가 승리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음에도 중국의 누리꾼들은 탁구채가 부러졌기 때문이라며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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