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다이버·AI 철통 보안…야외 개막식에 파리는 '요새화'[올림픽]

센강 따라 저격수 배치…개회식 1시간 전부터 주변 상공 폐쇄

25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 개회를 하루 앞두고 경찰들이 도심 수색에 나섰다. 24.07.25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프랑스 파리가 역사상 첫 야외 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보안 강화에 분주하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현지시간으로 26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27일 오전 2시 30분) 센강을 따라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이 열린다.

각국 선수단이 배를 타고 센강을 따라 파리 곳곳을 지날 예정으로, 노트르담 대성당부터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이어지는 보트 행렬은 4마일(약 6.4㎞)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10만 명이 강변에 설치된 관중석에서 개막식을 볼 수 있고, 20여만 명은 강 주위에서 개막식을 즐길 수 있다.

파리는 역사상 첫 올림픽 야외 개막식의 성공을 위해 센강 주변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약 4만500명의 경찰과 준군사 요원이 근무할 예정이며, 올림픽 경기장 30분 거리에 1만 명에 달하는 군병력이 배치된다. 2만 명의 사설 경비원도 힘을 보탠다. 또 한국을 포함해 40개국 이상이 최소 1900명의 경찰 병력을 지원한다.

파리에는 드론 비행금지령이 내려졌고, 개회식 한 시간 전부터 주변 150㎞ 상공이 '비행금지구역'이 된다.

경찰 특공대 RAID의 전임 책임자인 장 미셸 포베르그는 "드론은 이제 정말 위험해졌다"며 "그래서 이러한 조처가 취해졌다"고 설명했다.

경찰 소속 저격수도 센강변을 따라 높은 지점에 배치될 예정이며, 스쿠버 다이버 등이 타고 있는 해군과 경찰 선박도 선수들이 탄 배를 호위할 방침이다. 또 센강에 정박된 85척의 보트가 모두 탐지견과 폭탄처리 전문가들의 검사를 거쳤다.

아울러 파리 당국은 최고 성능의 인공지능(AI) 카메라를 통해 군중들을 스캔, 위험 인물을 거르겠다는 방침이다.

파리 중심부는 사실상 요새로 변했다. 센강 양쪽 강둑은 금속 장벽으로 봉쇄됐고, 파리 중심부에는 주민이나 호텔을 예약한 사람만 고도의 보안을 거쳐 들어갈 수 있다.

23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 개회를 앞두고 프랑스 경찰관들이 보트에서 센강을 순찰하고 있다. 24.07.23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프랑스가 이처럼 보안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지난 2015년 파리 테러를 겪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는 지난 2015년 극장과 식당 등에서 총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최소 130명이 숨졌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은 자신들이 이 테러의 배후에 있다고 진술했다.

프랑스 유명 범죄학자 알랭 바우어는 AFP통신에 "위험은 변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전쟁, 프랑스의 사회·정치적 긴장으로 인해 더 악화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센강 개회식은) 아름다운 아이디어지만 비용과 상당한 결과가 따른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장을 지낸 프레데릭 페셰나르도 "이슬람 테러 공격의 역사를 살펴보면 긴장이 고조되고 외국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프랑스에 (부정적인)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단체가 테러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즐거운 행사의 축제를 해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우리는 이란 테러 단체 및 기타 테러 조직이 올림픽 기간 이스라엘 대표단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테러 공격을 감행할 잠재적 위협을 평가하고 있다"고 적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