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명 셰프, 파리서 간첩혐의 체포…"올림픽 개막식 방해 음모"
파리 요리학교 수료뒤 14년간 체류…러 정보당국과 내통한 정황 포착돼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프랑스에 체류하던 러시아 국적의 유명 요리사가 현지 경찰에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프랑스 검찰은 이 요리사가 러시아 정보당국과 결탁해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방해하려는 음모를 꾸민 것으로 보고 그를 구속 기소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파리 지방 검찰청은 지난 21일 경찰 수사개입부(BRI)가 파리 중심가 아파트를 급습해 러시아 국적의 40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의 자택에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휘하 특수부대와 관련된 문건이 발견됐다.
검찰은 '프랑스에 대한 적개심을 유발할 목적으로 외국 세력과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혐의를 적용해 이 남성을 지난 23일 재판에 넘기고, 구치소에 수감시켰다. 법원이 남성의 혐의를 인정할 경우 현지 법상 최대 징역 30년에 처할 수 있다.
르몽드는 이날 프랑스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 남성이 오는 26일 열리는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지난 5월부터 FSB와 연락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물리적인 테러를 기획하진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과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펀드매니저를 하던 이 남성은 2010년 돌연 진로를 변경해 파리의 한 요리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14년간 프랑스에 머무르며 요리학교를 수료한 뒤 개인 요리사로 일했다. 그 사이 러시아 TV방송의 리얼리티쇼에 출연해 고국에서 명성을 얻었다.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프랑스 국내안보총국(DGSI)은 경계수위를 최대로 끌어 올렸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한 러시아가 올림픽에 개입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24세인 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을 폭발물 소지 혐의로 지난달 7일 파리 외곽에서 체포한 게 대표적이다. 프랑스 검찰은 이 남성이 외부 세력의 사주를 받아 올림픽 기간 테러를 기획한 것으로 보고 그를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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