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올림픽 첫 경기 무사 마무리…경찰 1000명과 정보 요원들 배치
이스라엘-말리 남자 축구 경기 큰 소동 없이 끝나
경찰관 1000여명 배치…이스라엘 국가 도중 야유도
- 박재하 기자,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 국가대표팀이 계속된 테러 위협 속에서 파리올림픽 첫 경기를 무사히 치렀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열린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이스라엘과 서아프리카 말리의 남자 축구 경기가 1-1 무승부로 큰 소동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장 주변에는 프랑스 경찰 1000여 명이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 요원들과 함께 배치됐다. 이들은 경기장 반경 수㎞ 떨어진 곳에 경계선을 설치해 만일에 대비하며 삼엄한 경비를 유지했다.
관중석에는 말리 국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가득했고 양국 관중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일부 관중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적힌 상의를 입거나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었고,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측 관중과 격렬한 언쟁이 벌어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경기장 진행요원들이 나서 이를 제지해 큰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스라엘 국가대표팀이 국가를 제창하는 동안 야유가 쏟아졌으나 이내 잦아들었고 일부 관중은 이스라엘 선수들을 응원하듯 휘파람을 불기도 했다.
자신의 조카가 대표팀에서 뛴다는 마이클 레비(50)는 로이터에 "이스라엘이 여기 있는 것을 원치 않는 소수의 사람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그저 축구를 즐기기 위해 경기장에 왔다고 말했다.
그동안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이스라엘 대표단이 이슬람 테러 단체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도중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는 이유로 중동 내 반(反)이스라엘 세력이 보복을 계획 중이라는 경고가 여럿 나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NSC)는 실제로 자국민을 대상으로 성명을 내고 파리올림픽을 관람하는 이스라엘인에게 테러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앙숙인 이란 역시 공개적으로 이스라엘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를 비난하면서 친(親)이란 무장 세력이 나설 수 있다는 불안감도 퍼졌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1972년 뮌헨올림픽 참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인 '검은 9월단'은 이스라엘 선수촌을 습격해 2명을 살해하고 9명을 인질 삼다 결국 모두 살해했다.
프랑스 당국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스라엘 선수단을 24시간 경호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지난 21일 TV 인터뷰를 통해 "뮌헨 올림픽 참사 발생한 지 52년이 지났다"며 "이번 올림픽 기간 이스라엘 선수들을 24시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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