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명 사망' 말레이 항공 추락 10주기 추모…"러, 희생자 두 번 죽여"

말레이항공, 우크라 상공서 러 미사일 시스템에 격추
'Buk 지대공 미사일' 사용…러시아는 10년째 모르쇠

네덜란드 길제리젠 공군기지에서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서 피격된 말레이시아 항공 소속 MH17 여객기의 잔해를 법률가들이 조사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10년 전 오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됐다. 당시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네덜란드에서 17일(현지시간) 사건 발생 10주기를 맞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MH17 추모비가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 바이파우즌엔 이날 호주와 영국,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에서 모인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모 행사엔 참사 당시 총리를 지낸 마르크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와 딕 스퓨 신임 총리도 참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사법 절차와 국제 정의에 따라 이 범죄에 책임이 있는 모든 이들이 공정한 형벌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희생자들을 두 번 죽였다"며 "첫 번째는 미사일로 두 번째는 희생자들의 기억을 모욕하고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거짓말로"라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은 지난 2014년 7월17일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격추되면서 탑승객 283명과 승무원 15명이 전원 사망했다. 탑승객 중엔 네덜란드 국민이 196명 탑승하고 있었다.

국제 조사 결과 러시아 미사일을 사용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정권인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지난 2022년 네덜란드 법원은 사고 관련된 러시아 정보 요원 2명과 친러 성향 우크라이나 국적자 1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용의자들에 대한 인도도 거부하면서 현재까지 실제로 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사건과의 관련성도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이에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MH17편 격추에 사용된 Buk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러시아군이 보유한 무기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러시아가 책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