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간호 인력난 직면…예비 간호사 절반은 '학업 포기' 고려[통신One]
2037년까지 20만명 더 늘려야 하는데…평균 6.7%씩 계속 줄기만
생활비 반영한 재정 지원 확대, 신입 간호사 초봉 재검토 등 요구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잉글랜드에서 간호대학에 다니는 학생 인원이 급격히 감소하는 데다 재학생 상당수가 NHS(국민보건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학업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왕립간호사협회(RCN)에 따르면 영국의 간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학위 과정 도중에 그만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잉글랜드에서 간호학 학위 과정을 밟는 신입생 수는 이미 지난 2년 동안 20%나 감소했다.
학생들은 생활비를 반영한 재정 지원 확대, 신입 간호사의 초봉 재검토, 학업 지원 개선이 학업 포기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 학자금 대출 이자를 낮추는 방안도 요청했다.
현재 영국 전역의 대학생 약 180만명이 최소 5만 파운드(약 8840만원)의 학자금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실제로 영국 정부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학자금 대출회사(SLC) 자료를 보면 영국 잉글랜드와 유럽연합(EU)에서 대학 학자금을 대출받은 학생들이 상환해야 할 잔액을 합한 금액은 2013~2014 회계연도 기준 7240만 파운드(약 1280억8000만원)에서 2023~2024 회계연도 기준 18억파운드(약 3조1843억원)까지 증가했다.
또한 잉글랜드의 대학 학자금 대출에 대한 총 발생 이자는 같은 기간 9억 파운드(약 1조 5921억원)에서 153억 파운드(약 27조670억원)로 늘어났다. 하지만 평균 7.3%에 해당하는 이자 상한선이 없었다면 학자금 대출자들은 평균 13.3% 이자율을 부담했을 것이라는 게 SLC의 설명이다.
지난 2017년 영국 정부는 간호대학 학생들을 위한 지원금을 폐지하고 연간 9000파운드(약 1592만원) 규모의 등록금을 책정했다.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학업을 그만두고 싶은 주된 이유로 재정적 어려움, 교육과 지도 부족, 정신 건강 문제 등을 꼽았다.
NHS 잉글랜드 장기 인력 계획 목표는 현재 약 35만명에서 2036~2037년까지 약 55만명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간호 과정을 시작한 사람의 수는 평균 6.7%씩 줄고 있다.
영국 왕립간호사협회장인 니콜라 레인저 교수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간호사 교육, 적절한 관리 지원, NHS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출금 면제 등은 좋은 지출"이라며 "미래에 적합한 간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기 인력 계획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간호 인력의 유지와 채용은 NHS 대기 시간을 줄이고 보건, 의료 서비스를 다시 정상화하는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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