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기 총선 캠페인 시작…음바페 "극단주의 반대" 투표 독려(상보)

하원 577명 선출…후보자 등록 절차 마감
국민연합 청년 정치인 '바르델라', 총리될까

프랑스 조기 총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의 정당 국민연합(RN) 반대 시위가 15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얼굴 그림 밑으로 "나쁜 놈"이라는 문구가 쓰여진 벽화를 시민들이 지나치고 있다. 2024.06.1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프랑스에서 오는 30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이 치러지는 가운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킬리안 음바페는 극단주의에 반대하며 젊은 층의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회(하원) 의원 577명을 선출하는 선거 후보 등록이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17일 새벽 1시) 마감됐다. 선거는 이달 30일 1차 투표를 치른 뒤 다음 달 7일 결선인 2차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와 스위스에서 치러진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 등 해외 방문을 마친 뒤 프랑스로 복귀해 선거운동에 나선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9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성향인 국민연합(RN)에 크게 패했다. RN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31.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극우 정당인 레콩케트도 5.5%를 얻었다.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RE)의 득표율은 14.6%에 그쳤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다. 극우 득세를 우려한 중도 지지자들을 포섭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총선은 도박에 가깝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좌파연합과 극우 세력 양측의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 측에서는 일찌감치 연합 의사를 드러냈다.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공산당, 사회당, 녹색당 등 4개 좌파연합은 지난 13일 총선을 위해 '인민전선'(Popular Front)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이 새로운 인민전선으로 프랑스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쓰였다"고 발표했다. LFI의 프랑수아 뤼팽 의원은 소셜미디어 X에 "우리는 이제 승리를 목표로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정통 우파인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당 대표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5위에 그치자 이번 총선에서 RN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 협의 없이 이뤄진 발언이라 시오티 대표는 공화당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했으나, 법원이 제동을 걸며 당 대표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총선에서 RN이 원내 1당이 되더라도 총리만 바뀔 뿐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를 유지한다. 다만 RN을 이끄는 마린 르펜 국민의회 의원은 2027년 대선에서 집권을 노리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뽑힐 차기 총리 후보로는 RN의 조르당 바르델라(28) 대표가 거론된다. RN은 30일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바르델라 대표를 총리로 지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킬리안 음바페.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극우 돌풍이 유럽을 한 차례 휩쓴 만큼 이번 선거를 둘러싼 관심도 높다. 음바페는 202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오스트리아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극단주의자들이 권력 장악에 매우 가까워졌다는 것을 모두 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나는 극단적인 견해와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생각에 반대한다"며 "나는 프랑스를 대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싶지만, 내 가치나 우리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 나라를 대표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축구와 정치를 혼합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정말 중요한 상황, 게임보다 더 중요한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상황은 심각하며 우리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프랑스 축구 대표팀의 마르쿠스 튀랑도 전날인 15일 극우 세력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상황이 슬프고 매우 심각하다"며 "모두에게 나가서 투표하라고 말하고, 국민연합(RN)의 승리를 막기 위해 싸우라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대표팀을 이끄는 디디에 데샹 감독은 선수들의 정치적 견해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그것은 그들의 자유 의지"라며 "우리는 그들이 훌륭한 선수일 뿐만 아니라 프랑스 시민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들은 프랑스 상황에 무관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축구협회도 성명을 통해 "선수들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협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발표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