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웨일스 정부 수반, 선거자금 논란 속 불신임 투표 직면[통신One]

불신임 투표 구속력 없더라도 총선 앞둔 시점 노동당에 타격
플라이드 컴리 "게팅, 제1장관직 물론 웨일스 국민 신뢰 훼손"

24일(현지시간) 영국 랜두드노에서 본 게팅 웨일스 노동당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2024.05.2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웨일스 자치정부 수반인 본 게팅이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경선 이전부터 불거졌던 정치 후원금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번지면서 불신임 투표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팅 수반이 불신임 투표에서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웨일스 제1장관직에는 구속력이 없지만 총선 캠페인이 한창인 현시점에서는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불신임 투표는 내달 5일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웨일스 보수당은 지난 선거 캠페인 당시 게팅을 둘러싸고 벌어진 후원금 논란 이후 게팅 제1장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의제로 꺼냈다.

게팅 수반은 후원금 논란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향후 정보공개청구에 대비하기 위해 업무상 주고받은 메시지를 고의로 삭제했다는 논란도 연이어 터졌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게팅 수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웨일스 민족주의 정당이자 중도 진보 노선을 지향하는 플라이드 컴리(Plaid Cymru) 정당 의원들은 게팅 수반에 대한 불신임 동의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BBC는 전했다.

플라이드 컴리가 지지하고 노동당 의원 가운데 한 명이라도 기권할 경우 불신임 동의안은 통과된다.

현재 웨일스 노동당은 전체 60석 가운데 30석을 차지하고 있다.

웨일스 보수당 대표인 앤드루 RT 데이비스는 "이제는 혼란, 표류, 내분을 끝내고 본 게팅 수반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게팅은 웨일스 노동당 대표를 뽑는 지난 3월 선거에서 환경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업자로부터 기부금 20만 파운드를 후원받은 사실이 밝혀진 이후 당 안팎의 정치적 압박을 받아왔다.

기부금을 반납하거나 사회에 다시 환원하는 방안이 당내에서도 제기됐지만 게팅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기부금이고 문제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플라이드 컴리 대표인 린 압 요르웨스는 "본 게팅의 잔류 여부를 결정할 사람은 웨일스 노동당 의원들과 특히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일 것"이라며 "환경 범죄를 저지른 업자로부터 20만 파운드를 받은 사실로 인해 게팅은 자신의 장관직 수행에 대한 신뢰는 물론 국민적 신뢰까지 훼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많은 스캔들에 휩싸인 웨일스 보수당이 이번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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