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PR "英 부유한 백인 남성일수록 교통 오염물질 배출량 많아"[통신One]
소득 상위권 0.1% 저소득층보다 22배 많은 교통 오염물질 배출
선임 연구원 "재정적 부유한 사람들 가장 큰 노력 기울여야"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부유한 백인 남성이 기후 변화 위기를 가속하는 교통 오염 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영국 싱크탱크 공공정책연구소(IPPR)가 표본 집단의 소득과 성별, 위치, 연령대별로 교통 오염물질 배출량을 비교하고 분석한 것이다.
교통수단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량은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 자동차, 대중교통 등에 따라 측정했다.
29일(현지시간) IPPR에 따르면 영국에서 도시와 떨어져 전원생활을 하면서도 소득 수준이 높은 백인 남성일수록 교통 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0.1% 집단이 저소득층보다 22배 더 높고 평균치보다는 12배 더 많은 탄소와 오염 물질을 교통수단을 통해 발생시킨다고 설명한다.
특히 소득은 이동성 수준과 직결돼 있고 소득이 연 10만 파운드(약 1억7400만원) 이상인 사람들은 연 3만 파운드(연 5200만원) 미만인 사람들에 비해 매년 평균적으로 2배 이상의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계층에 있는 10%의 사람들은 탄소 배출량이 가장 적었다.
항공기는 여전히 교통수단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또한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교통수단을 통해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훨씬 많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연령대별로 분석해 보면 비행기 탑승으로 인한 탄소 배출은 25~35세 사이에 최고조에 달하고 65세 이상이 가장 적었다.
농촌이나 교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보다 탄소나 교통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발생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버스와 기차가 잘 다니지 않는 농촌 지역에서는 교통수단으로 차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탄소가 비교적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특히 ‘백인 영국인’과 ‘백인이 아닌 영국인’ 그룹으로 나누어 교통수단을 통해 발생시키는 탄소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백인은 1인당 항공편과 개인 교통수단을 통해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중교통으로 인한 탄소 배출은 ‘백인이 아닌 영국인’ 그룹보다 적었다.
연구소는 영국에서 온실가스 배출 비중 가운데 교통수단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영국 정부가 대중교통 인프라를 신속히 개선하고 전기 자동차 전환을 장려하는 정책도 가속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개인 제트기 소유주에 대한 새로운 세금 부과와 2030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차량 금지하는 조치를 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야 싱어 홉스 공공정책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공정하게 이뤄진다면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며 "모든 사람이 똑같은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정적으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가장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보고서에는 영국 전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취합된 스코틀랜드 가계조사를 바탕으로 영국 성인의 교통 이용 실태에 가중치를 부여한 내용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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