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혐오범죄방지법 도입 이틀만에 3000여건 접수[통신One]

지역사회 안전부 장관 "사람들 잘못된 정보로 가짜불만 제기"
"표현 자유 해치려는 게 아니라 보호하기 위한 것"

2020년 6월 7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위대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0.6.7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지난 1일 혐오범죄 방지법이 도입된 이후 약 이틀 만에 3000여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혐오범죄 방지법은 나이, 장애, 성적 지향성, 트랜스젠더 등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행위도 범죄로 간주한다.

3일(현지시간) BBC와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지역사회 안전부 장관 쇼비언 브라운은 "사람들이 가짜 불만, 성가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장관은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잘못된 정보와 홍보로 인해 신고 건수가 급증했다"며 “내 이름과 연락처를 사용해 가짜 불만이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접수된 신고 가운데 상당수는 2020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훔자 유사프(현 스코틀랜드 제1장관)가 고위 공직에서 백인이 우세하다는 점을 강조한 연설로 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관련 사안은 혐오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범죄가 되려면 개인에 대한 증오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위협적이거나, 학대 행위거나,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는 행위여야 한다.

브라운 장관은 "범죄 행위로 간주하려면 아주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혐오범죄방지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기소 기준이 매우 높게 설정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범죄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피해자나 방관자의 관점에서 저지르는 혐오 행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은 유사한 정책에 대해 표현의 자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항소법원의 과거 판결에 따라 절차를 재검토하고 있다.

혐오범죄 방지법은 정치권 안에서 뿐만이 아니라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 조앤 K. 롤링과 일론 머스크 등 여러 유명 인사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법안에 이의를 제기하고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트랜스젠더 여성들을 '남성'으로 지칭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던 롤링의 행동은 법 위반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혐오범죄 방지법이 발효된 이후 X(옛 트위터)에서는 롤링을 체포해야 한다는 요청이 제기됐다. 롤링이 잘 알려진 트랜스젠더 여성 활동가와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소개하는 성범죄자들을 나열하면서 그들을 '남자들, 그들 모두'라고 지칭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롤링의 발언은 혐오범죄 방지법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