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IT 대기업 정조준…'디지털시장법' 따라 애플 등 조사 착수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기관인 EU 집행위원회가 거대 IT 기업을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혐의로 알파벳, 애플, 메타 등 3개 기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3월 7일부터 본격 시행된 DMA에 따른 첫 공식 조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티에리 브레튼 EU 집행위 위원은 법이 본격 도입된 지 2주만에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한 데 대해 놀랄 일이 아니라며 "법은 법이다. 우리는 그냥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1년 이내에 완료될 예정인데 결과에 따라 이들 기업이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될 가능성이 있다.
DMA는 △자사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특혜 △자사 소프트웨어의 교차 판매 △IT 대기업의 개인 데이터 무단 사용 등을 금지한다. 심각한 위반은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 반복될 경우 최대 20%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U 집행위는 알파벳과 애플이 DMA의 수수료 무료 규정을 위배했다고 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최근 일부 서비스에 새로운 수수료를 도입했다.
지난해 11월 유럽에서 광고가 없는 대신 구독료를 내는 서비스를 출시한 메타에 대해서도 무료 대체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EU는 보고 있다. 메타는 EU 역내의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광고 목적의 데이터 수집 및 처리에 동의하는 경우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의하지 않을 경우 수수료를 부과한다. 집행위원회는 "개인정보 축적 방지라는 목적이 달성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에 대해서는 특히 사용자가 iOS 운영 체제에서 소프트웨어 앱을 쉽게 제거하거나, iOS의 기본 설정을 변경하거나, 아이폰에서 경쟁 브라우저나 검색 엔진으로 전환하는 것을 화면에서 쉽게 할 수 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알파벳에 대해서는 제품 비교 사이트 '구글 쇼핑' 등 자체 서비스를 우선시하는 구글의 검색 서비스도 지적했다.
집행위원회는 이번 조사와 별개로 "아마존 스토어에서 자사 브랜드 제품을 우선하여 판매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아마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1일 애플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서방 당국은 디지털 시장의 거대 기업들의 과점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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