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 영국 희소병 아기 구하기 위해 "시민권" 부여
영국 의료진, 8개월 아기 연명치료 거부해
이탈리아 총리, 의료 지원 끊기기 1시간 전 시민권 부여 결정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탈리아 정부가 불치병을 앓고 있는 영국 아기를 위해 시민권을 부여했다.
AFP통신은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당국이 영국에서 연명치료를 거부당한 아기 인디 그레고리에게 이탈리아 시민권을 부여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그레고리는 미토콘드리아성 질환을 가진 생후 8개월의 아기로 체내 세포가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하는 병을 앓고 있다고 AFP는 보도했다.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는 이 질환을 불치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영국에서 치료를 받던 그레고리는 생명 유지 장치를 중단해야한다는 의사들의 판단에 부딪혔다. 그레고리의 부모는 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며 이탈리아 로마의 바티칸 소유 병원에서 치료를 받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국 고등법원은 아이를 이송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며 허가를 거부했다고 AFP는 전했다.
의료적 지원이 끊기기 1시간 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내각 회의를 소집해 그레고리에게 이탈리아 시민권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당국은 치료비 또한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멜로니 총리는 자신의 SNS에 "모두가 아이에게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며 "나는 생명과 부모가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멜로니 총리는 전통적인 가족을 장려하고 옹호하는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 소속이라고 AFP는 보도했다.
그레고리의 아버지는 이탈리아 당국의 결정에 "이탈리아인들이 우리 부부에게 인류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되찾아줬다"며 "이탈리아가 보여준 관심과 지원을 영국도 보여줬으면 한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영국 고등법원은 7일 이 사건에 대한 비공개 온라인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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