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명예 교황 조문객 6만명 이상…5일 장례 미사 거행(종합)
장례 절차는 통상적인 절차 따를 듯…프란치코 교황이 장례 미사 주
베네딕토 16세 유해, 장례 미사 후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에 매장
- 김민수 기자,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이유진 기자 = 2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선종한 지 이틀 만에 시신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 가운데, 이날만 6만명 이상의 조문객이 몰리며 뜨거운 추모 열기를 보였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져 오전 9시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일반 공개 첫날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렸고, 베네딕토 16세에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앞서 이날 새벽 교황의 수행원 10명이 흰색 장갑을 끼고 이 수도원에 안치된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을 운구차에 실어 성 베드로 대성전을 향해 출발했다.
시신은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제대 앞으로 옮겨졌다. 대성전 대사제인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이 시신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했다.
교황청은 이날 오전 9시를 시작으로 성 베드로 대성전의 문을 열고 일반 조문객을 받아들였다.
베네딕토 16세는 머리에 모관을 쓰고, 붉은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전통적인 교황 제의를 입었다. 깍지 낀 손에는 묵주가 감긴 모습이었다.
교황청은 이날 오후 7시 첫날 조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약 6만5000명이 넘는 인파가 그를 조문하기 위해 몰렸다고 전했다. 이후 3~4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조문 시간을 운영한다.
베네딕토 16세 '명예 교황'의 장례 미사는 오는 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거해된다. 베네딕토 16세의 생전 뜻에 따라 장례식은 소박하면서도 엄숙하고 차분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현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를 주례하는 것은 독특한 사례로 꼽힌다. 유사한 역사적 사례를 찾는다면 1415년 자리에서 물러난 그레고리우스 12세 교황이 있다. 그레고리우스 12세는 아비뇽 유수 사건으로 여러 교황들이 난립하기 시작하자 서방교회의 분열을 끝내기 위해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레고리우스 12세의 사례는 현재 베네딕토 16세와는 부합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마시모 파졸리 빌라노바 대학교 교수는 그레고리우스 12세가 재임했던 시기에 교황이라는 직책은 정치적 지위에 가까웠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그레고리우스 12세는 교황에서 물러난 이후 베네딕토 16세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베네딕토 16세는 은퇴 후에도 교황의 흰 옷을 입으며 바티칸 시국 내 수도원에서 여생을 보낸 반면 그레고리우스 12세는 자신의 원래 이름인 안젤로를 사용하고 바티칸이 아닌 안코나 마을로 이사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레고리우스12세의 장례식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WP는 베네딕토16세의 장례 절차는 통상적인 절차를 따를 것으로 예측했다.
바티칸의 발표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는 생전 소망대로 성 베드로 대성전의 지하 묘지에 매장될 예정이다. 현직 교황은 자신의 매장지를 선택할 수 있다. 대다수 교황들은 성 베드로 대성을 매장지로 선택했다. 266명의 교황 중 148명이 이곳에 안치됐지만 이후 일부는 이장됐다. 현재는 교황 91명의 유해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에 안치돼 있다.
한편 교황청은 장례 미사에는 바티칸이 속한 이탈리아와 베네딕토 16세의 모국인 독일 대표단을 공식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1977년 뮌헨 대주교에 올랐으며, 이후 4개월 뒤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그는 1981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발탁됐으며, 가톨릭의 전통적인 교리를 지키는 데 앞장서는 등 보수 이론가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사제의 결혼이나 여성 사제 서품, 개신교와 합동 미사 등에 반대해 낙태·동성애·콘돔 사용·혼전 성관계·페미니즘·인간 복제 등에도 반대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교황 재임 시절, 사제들의 과거 아동 성추행 추문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교황청이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베네딕토 교황은 2011년에서 2012년까지 400명에 이르는 사제들의 성직을 박탈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바티칸 대변인 마테오 브루니는 성명을 통해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오늘 오전 9시34분 바티칸의 '교회의 어머니(Mater Ecclesiae)' 수도원에서 선종했음을 애도의 마음으로 알린다"며 베네딕토 16세가 향년 95세로 선종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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