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인데 일은 하루 20분…'좀비' 만든 회사 고소

현지 언론과 인터뷰 중인 데스나드 ⓒ News1

(서울=뉴스1) 이주성 기자 = 연봉은 1억원 넘게 받으면서 하루에 1시간도 채 일하지 않았던 한 프랑스 남성이 "너무 심심했으니 보상금을 달라"며 4억7000만원을 요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향수회사 '인터파퓸'에서 이사로 일했던 프레데릭 데스나드(44)는 2일(현지시간) 노동법원에 "회사가 나를 '프로좀비'로 만들었다"며 사장을 상대로 보상금 36만 유로(약 4억7000만원)를 요구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매년 8만 유로(약 1억600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았지만 하루에 20~40분가량 사장의 심부름을 하는 것 이외에는 하는 일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데스나드 측은 수년간 하는 일 없이 책상만 지키고 있었던 것이 심각한 정신장애를 유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변호를 맡은 몬타세르 샤르니는 "'극도의 심심함'은 그에게 발작을 유발했다"며 "실제 데스나드는 운전 중 발작이 발생해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데스나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돈을 받아가는 것은 너무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회사에서 없는 사람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왜 회사에 불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침체된 취업시장을 생각하면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었다"며 "감히 회사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이런 데스나드의 주장에 회사 측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회사 측 변호사인 장 필립 베니센은 "그는 회사에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이메일 한 번 보낸 적 없다"며 "건강 검진에서도 항상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왔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회사에 있을 때 데스나드는 노동당국에 '회사에서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며 진정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며 "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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