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전례없는 속도로 빨라져…산업화 이전보다 1.31도 높다"

파리 기후협정 임계치인 1.5도에 임박
2022년 한 해에 온실가스 550억톤 사용…2000억톤 남았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2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한 남성이 몸에 물을 적시고 있다. 2024.05.29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전 세계에서 모인 5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가 전례 없는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4일(현지시간) 지구 시스템 과학 데이터(Earth System Science Data) 저널에는 '지구 기후 변화 지표 2023'이라는 이름의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지구 기후 변화 지표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한계를 메우기 위해 고안된 기후 평가 중 하나다. IPCC 보고서는 평균 6년마다 발표되는데, 발표 주기 사이에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구 기후 변화 지표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0.26도 올랐다.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31도 높아졌다. 이는 2015년 파리 기후 협정에서 정한 임계치인 1.5도에 임박한 수치다.

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1.19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평균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14도 높았던 것과 비교하면 더 벌어진 수치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인간이 유발한 온난화는 관측 기록에서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사상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온실가스 평균 배출량은 530억 톤이었는데, 특히 2022년 배출량은 550억 톤까지 치솟았다.

2020년 IPCC는 약 5000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파리협정 임계치인 1.5도를 초과할 것이라고 '탄소 예산'을 계산했는데, 이 탄소 예산은 올해 초까지 약 2000억 톤만 남았다고 연구는 밝혔다.

연구의 공동 저자 피에르 프리들링스타인은 "속도 둔화만으로는 기후 변화를 피하기 충분치 않다"며 "배출량이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한 온난화는 같은 수준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명 유적지인 파키스탄의 모헨조다로를 27일(현지시간) 방문객들이 머리를 가리고 걷고 있다. 이날 기온은 52도를 기록했다. 모헨조다로는 인더스문명이 기원전 2500년 전 남긴 고대 도시 유적지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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