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첩 의혹' 필리핀 전 시장 해외 도주설…"싱가포르서 가족 만났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거쳐 이동" 분석
당국에 출국 기록 없어 전세기 의심

19일(현지시간) 필리핀 타를라크주 밤반시에 '중국 간첩' 의혹을 받는 앨리스 궈 전 시장을 지지한다는 포스터가 걸려 있다. 2024.07.19/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중국 스파이 의혹을 받다 실제 중국인으로 확인된 필리핀 소도시 시장이 해외로 도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사 혼티베로스 필리핀 상원의원은 이날 앨리스 궈 전 밤반시 시장이 지난달 18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입국했다는 출입국 기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혼티베로스 의원은 정보원을 인용해 궈 전 시장이 말레이시아 입국 이후 싱가포르로 이동해 중국에서 넘어온 부모와 형제를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혼티베로스 의원은 "누가 이런 촌극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뒀냐"라며 "정부 공무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궈 전 시장은 출국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민국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혼티베로스 의원의 주장에 필리핀 법무부는 이민국으로부터 궈 전 시장의 출국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지난달 18일 이후에도 궈 전 시장이 국내에서 목격됐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라피 툴포 상원의원은 궈 전 시장이 이민국 심사 과정 없이 전세기를 타고 출국했을 수도 있다며 도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궈 전 시장의 중국인 간첩 의혹은 지난 3월 수사당국이 밤반시에 위치한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단속 결과 도박장은 궈 전 시장이 일부 소유한 토지에 지어져 있었으며, 수백명의 외국인이 감금돼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범행에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궈 전 시장의 출신 배경과 경력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으면서 그가 사실은 중국인 간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필리핀 수사당국이 궈 전 시장의 지문 확인 결과 2003년 입국한 중국인 여성 궈화핑의 지문과 일치한다고 확인하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했다.

이에 궈 전 시장은 이를 부인하며 자신이 중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가정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며 친구 없이 돼지 농장에서 자랐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