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왕, 억만장자 탁신 딸 패통탄 신임 총리 공식 임명
37세 최연소이자 친나왓 가문 3번째 총리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태국 국왕이 억만장자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37세 딸인 패통탄을 새 총리로 공식 임명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패통탄은 18일 친(親) 탁신 성향의 방송국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마하 바지랄롱꼰 국왕으로부터 정부를 구성하라는 공식 서명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태국 최연소 총리이자 친나왓 가문 3번째 총리가 된 패통탄은 취임식에서 팬데믹 이후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국민이 노력해줄 것으로 촉구했다.
그는 취임식 이후 "정부 수반으로서 열린 마음으로 의회와 협력하여 국가 발전을 위해 모든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75세의 탁신 전 총리는 이날 행사에서 패통탄의 남편과 함께 앞줄에 서서 "패통탄이 열심히 일해야 한다. 빼통탄의 강점은 젊고 누구에게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겸손하다는 점"이라고 칭찬했다.
탁신은 취임식 후 기자들에게 "23년 전에는 딸이 내 등 뒤에 서 있었지만 오늘은 내가 딸의 뒤에 서 있다"고 말했다.
패통탄은 2000년대 초 아버지 탁신이 창당한 정치 운동에서 파생된 퓨타이당이 주도하는 연립 정부를 이끈다. 하지만 연정에는 탁신에 오랫동안 반대해온 일부 친군부 그룹을 포함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태국은 20년 넘게 탁신과 그의 동맹세력, 그리고 보수적인 친군부 친왕정 엘리트 간의 권력 다툼으로 지배를 받아왔다.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였던 탁신과 관련된 정당은 선거에서 거듭 승리했지만 쿠데타와 법원 판결로 정부가 뒤집히는 일이 반복됐다.
패통탄은 2022년 말까지 가족사업의 호텔 부문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패통탄의 퓨타이당은 예상과 달리 신생 진보정당인 전진당에 밀려 2위로 내려왔다.
하지만 전진당은 왕실 모욕죄를 개혁하고 강력한 기업 독점을 해체하겠다는 공약했고 보수 정권이 임명한 의원들은 위기감을 느끼며 전진당의 정부 구성을 차단했다. 덕분에 퓨타이당이 다시 우위를 점하면서 패통탄이 총리직을 맡게 됐다.
탁신은 패통탄 정부에서 공식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 없다"며 "나는 늙었다. 나는 75살이니 뭐든 물어봐도 된다"고 답했다.
2006년 군부에 의해 총리직에서 축출된 탁신은 2년 후 망명길에 올랐지만 그를 지지하는 총리가 지명되면서 귀국했고 뇌물수수, 직권남용 혐의에도 나이 등을 이유로 가석방됐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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