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호텔서 외국인 6명 숨져…경찰, 빚독촉 따른 '독살' 추정
객실내 찻잔서 청산가리 검출…부검결과는 내일 나올 예정
5명 살해후 스스로 목숨 끊은듯…채권-채무 관계는 미확인
- 김성식 기자,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권진영 기자 = 태국 방콕의 5성급 호텔에서 외국인 투숙객 6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사망자 중 한 명이 빚 독촉에 시달렸다며 다른 이들을 독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과 베트남은 자국민이 살해된 데 대해 애도를 표했다.
로이터 통신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사건 발생 이튿날인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객실 내 찻잔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됐으며, 유력한 살해 용의자는 생전 채권 추심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뜨리롱 삐우빤 태국 경찰청 증거사무국장은 "6개 찻잔에서 모두 청산가리가 검출됐다"며 "이중 1개에선 사이안화물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8일 부검 결과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테라뎃 툼수티 태국 수도경찰청 수사국장은 희생자의 딸을 심문한 결과 "이 사건은 채무 문제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현재로선 타인이 침입한 흔적이 없기 때문에 살해 용의자는 사망자 중 한 명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초 희생자의 자매가 옆방을 예약한 기록이 있어 매우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지난 10일 태국을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은 이날 방콕포스트에 "유력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다른 5명을 독살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전날 밤 호텔 5층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람은 총 6명으로 이 중 4명은 베트남 국적, 2명은 베트남계 미국 국적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태국 경찰은 이들이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채무자가 원한 관계에 있는 채권자를 살해한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방콕에서 미국 국민 2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유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유족들에게 영사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팜 비엣 훙 태국 주제 베트남 대사는 전날 사건 현장을 찾아 현지 당국과 협력해 진상을 파악하고, 필요한 시민 보호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도 현장을 방문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신속히 밝혀 관광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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