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오현 수석코치 품은 김호철 IBK 감독 "변화 필요한 팀에 적임자"
[이재상의발리톡] 현대캐피탈 시절 사제 인연, 긴 설득 통해 팀 합류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김호철(69) 감독이 삼고초려 끝에 여오현(46) 수석코치를 영입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우리 팀은 모든 것을 바꿔서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며 "여 코치는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적임자다. 그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성실함은 더 이상 말할 것이 없다. 우리 팀과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26일 구단 SNS를 통해 여오현 수석코치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여오현은 프로 출범 원년인 200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빠짐없이 코트를 누빈 '리빙 레전드'다. 2005년부터 2012-13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 뛰었고, 2013-14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역대 통산 최초로 정규리그 600경기(625경기)를 소화했다.
현대캐피탈에서 '45세 프로젝트'를 실현한 그는 2023-24시즌에도 리시브 효율 59.85%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에 못지않은 리시브 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고심 끝에 이제는 현대캐피탈을 떠나 '선수'가 아닌 '코치'로만 코트에 나서게 됐다.
사실 시즌을 마친 뒤 여 코치의 거취는 배구계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현대캐피탈로부터 일찌감치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통보받은 그는 현역 연장 등을 놓고 고민했다. 실제로 리베로가 필요했던 다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며 동시에 스승인 김호철 감독으로부터 코치 제안을 받았다.
고심하던 여오현 플레잉코치를 설득하기 위해 김호철 감독은 여 코치 와이프의 지인까지 동원해 설득하는 등 공을 들였다. 결국 한국 프로배구 리베로의 살아있는 역사인 여오현은 선수 유니폼을 벗고 본격적인 지도자로 변신하게 됐다.
김 감독은 "오현이도 고민이 많이 됐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받아들여서 고맙다. 여자부가 처음이라 고민했겠지만, 워낙 성실하고 후배들에게 신망받는 코치이기 때문에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FA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FA로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과 미들블로커 이주아를 데려와 약점을 보완했다.
이주아의 합류로 약점이었던 중앙을 보강함과 동시에 아웃사이드 히터 '살림꾼'인 이소영의 가세로 팀은 더 탄탄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김 감독은 "팀이 봄 배구를 하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컸다"며 "이번 시즌에는 정말 다 바꿔야 한다. 좋은 선수들까지 합류했으니 높은 곳을 목표로 더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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