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구를 왜 봐야 하나" 폐부 찌른 질문…'노장' 신영석의 대답은
"밑바닥까지 떨어졌지만, 어린 선수들이 이끌어갈 수 있다"
최근 국제대회서 큰 부진…"선수들 성장 응원해 주셨으면"
- 권혁준 기자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배구를 왜 보러 가야 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지난 27일 V리그 올스타전에서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신영석(38·한국전력)이 이렇게 말했다. 오랫동안 V리그의 스타 플레이어이자 국가대표 미들블로커로 활약했던 '베테랑'의 폐부를 찌르는 질문이었다.
지난해 한국 배구는 국제대회에서 '참사'에 가까운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다.
남자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인도, 파키스탄에 덜미를 잡히는 등 고전 끝에 7위에 머물렀고,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의 하위대회인 챌린저컵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여자 대표팀 역시 VNL에서 2년 연속 전패를 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5위에 머무는 등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남자 배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5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고, 올해 파리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사라졌다. 여자 대표팀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국제대회에서 쓴맛을 보며 V리그에서의 흥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다행히 2023-24시즌 V리그의 흥행전선에는 이상이 없다. 정규시즌 반환점인 3라운드까지 마친 시점에서 남자부 평균 관중은 23.5% 증가했고 여자부도 소폭 증가했다.
국제 무대에서의 경쟁력이 휘청이는 상황에서도 국내 리그는 순항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는 셈이다. "왜 배구를 봐야하느냐"는 질문에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셈이다.
노장 신영석은 그래도 희망을 찾아야한다고 했다.
그는 "밑바닥까지 떨어진 것이 맞다"면서도 "오늘 올스타전에 나온 많은 어린 선수들이 앞으로 남자 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성장을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시 올림픽에 가는 꿈을 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성장을 응원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남녀 대표팀은 2월 중 공모 절차를 진행해 남녀 대표팀 감독을 모집할 계획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의 참패 이후 임도헌 감독과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모두 물러나면서 현재 대표팀 감독 자리는 공석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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