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승5패로 반환점 돈 삼성화재…"순위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3라운드까지 2위로 반등
김상우 감독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분위기가 잡혔다"

3라운드까지 2위로 마친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한국배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최근 수년간 하위권에 머물렀던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모처럼 반환점을 13승5패(승점 34)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명가 재건을 이끌고 있는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방심은 금물"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이제 순위 싸움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위치에 왔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26일 현재 삼성화재는 13승5패(승점 34)로 우리카드(승점 39·14승4패)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 절반 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삼성화재가 3라운드까지 이 정도의 성적을 냈던 것은 2017-18시즌 전반기를 14승4패(승점 38), 1위로 마친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삼성화재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도 3위에 그쳤다.

이후 삼성화재는 4위-5위-7위-6위-7위로 '봄 배구'를 하지 못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한국배구연맹 제공)

25일 뉴스1과 통화를 한 김상우 감독은 "우리 팀은 전반기에 몇 승을 하겠다고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며 "그래도 3라운드를 5승1패로 잘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어려운 경기도 잘 이겨내면서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전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넘어선 결과다.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1순위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품었고, 아시아쿼터 1순위로 몽골 출신의 에디를 선발했다.

다크호스로 꼽혔던 삼성화재였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1라운드를 5승1패(승점 14), 선두에 올랐던 삼성화재는 2라운드 들어 3승3패로 주춤했으나 3라운드 들어 다시 5승1패로 힘을 냈다.

경험 많은 해결사 요스바니와 함께 김정호, 김준우 등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주장 노재욱을 포함해 신장호, 김우진, 이상욱, 신동광, 이재현 등도 각 자 위치에서 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5세트에 갔을 경우 이번 시즌 5전 전승을 거뒀을 정도로 뒷심이 강해진 것도 고무적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서 정말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열심히 하라고 아무리 다그쳐도 안 될 때는 안 된다. 지금은 알아서 이기려고 하고 각 자 뛰려고 하는 분위기가 나와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정말 기특하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토종 에이스 김정호 (한국배구연맹 제공)

에이스 요스바니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최근 세트를 뒤지고 있다가도 요스바니의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승부처에서 어린 선수들을 독려하는 것도 요스바니의 몫이다.

김 감독은 "요스바니도 정말 악착같이 하는 것이 보인다"며 "24일에 하루 휴가를 줬는데 혼자 나와서 웨이트(트레이닝)를 하고 있더라. 확실히 요스바니 덕분에 분위기가 잘 잡혔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삼성화재는 최근 OK금융그룹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미들블로커 전진선도 영입했다. 2018-19시즌 1라운드 1순위였던 1996년생의 군필 미들블로커의 합류는 후반기 팀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떠난 (박)성진이는 아쉽지만 (김)준우 대각에 설 선수도 필요했다. 두 팀 간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고 남은 3라운드 동안 우리 팀 중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경험했던 '레전드' 출신인 김상우 감독은 지난해 부임 이후 선수들 내면에 자리하고 있던 패배의식을 걷어내며 팀을 바꿔가고 있다.

김 감독은 3라운드까지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시즌 막판까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는 "열심히 잘해줘서 이제 순위 싸움을 제대로 한번 해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며 "지금 끝난 것이 아니란 것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3라운드까지 13승5패로 마친 삼성화재 (한국배구연맹 제공)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에이스 요스바니(한국배구연맹 제공)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