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회장 4선 도전' 정몽규 "결자해지…비판 인정, 달라지겠다"
[일문일답] 소통보다 효율 우선 패착…5선은 없어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4선 도전'에 나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최근 자신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을 자양분으로 삼고, 앞으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몽규 회장은 19일 포니정재단 빌딩 1층 콘퍼런스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에 앞서 4가지 공약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상세히 답했다.
정 회장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축구의 준비된 미래를 완성하겠다"면서 △과감한 개혁으로 축구협회 신뢰를 회복 △한국 축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축구 산업 발전을 위한 플랫폼으로 완성 △디비전 승강제를 2027년까지 성공적으로 완성해 축구 저변 확대의 4가지 공약을 내걸었다.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에 선임된 정 회장은 3선까지 성공, 12년 동안 한국 축구의 수장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 입지는 좋지 않다.
정 회장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홍명보 감독 선임 등 최근의 논란에 대해선 "절차대로 잘 진행했다"며 다시금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이런 논란이 반복돼선 안 될 것"이라며 고개도 숙였다.
정 회장은 "기업인 출신으로서 효율을 중시했던 것에 패착이 있었다"고 인정한 뒤 "다시 당선된다면 소통을 중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4선에 당선된다면 그다음 '5선 도전'은 없을 것이라 못 박았고,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신문선 축구 해설위원의 공개 토론 제안에 대해서는 "응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선거 후보 등록 기간을 통해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며, 이후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정몽규 회장과의 일문일답.
-문체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 처분을 요구 받았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미진한 운영으로 질책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시스템 문제인지 회장 개인의 문제인지 고민도 많이 했다. 질책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질책을 통해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의 경기까지 영향을 받는 것은 안타까웠다.
-3선까지 마친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천안축구종합센터는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디비전 시스템도 아직 완결되지는 않았지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다만 여기서 (4선이) 틀어지면 천안축구센터나 디비전 등이 다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내가) 끝까지 완성하는 게 책임감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문체부 감사와 관련해서는 월드컵 분담금 문제와 아시안컵 유치 실패 등과 관련해 오해가 생긴 게 감사까지 이어진 것 같다.
-문체부는 중징계 경감 의사가 없다. 당선돼도 난관이 예상된다.
▶문체부를 잘 설득하겠다. 정부 보조금은 약 16~17% 정도 되는데, 그게 없으면 유소년 및 여자축구 발전 등 특정 사업을 못 하게 돼 걱정도 된다. 하지만 삭감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천안축구센터에 사무실을 설치한 것을 이유로 과징금을 주장하는데, 그러면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된다. 이유 없이 보조금을 삭감하고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4선 도전이 마지막인지?
▶이번에 당선된다면, 마지막 임기 동안 다음 축구협회장 인재를 많이 후보들을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 그 이상 축구협회장을 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할 수 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은 없다.
-다음 축구협회장 인재를 양성한다는 게 어떤 뜻인가
▶예를 들면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등 여러 스타가 협회에서 같이 공유하고 회의하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더 많은 축구인이 축구 행정을 이해하고 참여했으면 좋겠다.
-문체부는 축구인 사면과 감독 선임 과정 등을 문제삼고 있다. 갈등 원인 인식이 달라 보인다.
▶감독 선임 과정은 문제 될 게 없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추천을 하고 이사회를 통해 진행하는 절차를 지켰다. 모든 인사는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지 그 과정을 중계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콘퍼런스를 개최했을 당시 AFC에서도 감독 선임과 관련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이해하지 못하더라.
-협회의 업무 프로세스나 규정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체육회 감사를 매년 받아왔는데 축구인 사면이 있었던 때를 빼놓고는 매번 S등급을 받아왔다. 다만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 필요한 규정을 바꿔가면서 진행하는 작업을 하지는 못했다. 그런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고 느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나를 포함해 다들 반성하고 있다.
-협회 내부에서도 정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들리는데?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기본이 기업인이기 때문에, 소통보다는 효율을 강조했던 게 패착이다. 다시 당선된다면, 더 소통해 협회 내부뿐 아니라 어려운 곳에서 고생하는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 소통을 위해 거버넌스 구조도 혁신하겠다.
-최근 축구인들이 여러 파로 갈려 있어 봉합이 어려운데?
▶투표를 하게 되면 이편저편으로 나뉘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투표 이후에 어떻게 화합하느냐다. 그런 부분을 잘 설득하는 게 성공의 열쇠다.
-허정무, 신문선 후보가 정 회장을 비판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허정무 감독께서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최초의 원정 16강을 일구셨다. 신문선 해설위원은 직접 겪어보지는 않아 잘 모르지만, 열정적인 해설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후보자들의 비판을) 열심히 듣고 일리 있는 것은 받아들이겠다.
-다른 후보는 천안축구센터와 기존 파주NFC 투트랙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집을 2개 갖고 있으면 물론 좋겠지만, 관리비도 이중으로 든다. 파주NFC는 25년이 지나 재투자가 필요한데, 월세 살면서 가구를 바꾸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왕이면 내 집에 투자해야 하지 않겠나. 아마도 재정적인 부분을 잘 모르고 하신 말씀인 것 같다.
-다른 후보들의 제안대로 공개토론에 응할 생각은?
▶우선 후보자 등록 후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분들의 공약이 발표된 뒤에, 얼마든지 공개 토론에 임할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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