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홍명보호, 그러나 10월엔 더 큰 난관이 기다린다

요르단·이라크와 2연전, 월드컵 본선행의 큰 고비
홍명보 감독, 필승 다짐…"승점 내줘서는 안 돼"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9.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약체 팔레스타인과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한 홍명보호가 오만을 잡고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10월에는 더 험난한 고비가 있다. '강적들' 요르단, 이라크와 2연전을 펼치는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초반 1승 1무(승점 4·3골)로 B조 2위를 기록했다.

승점이 같은 요르단(4골)이 다득점에 앞서 중간 선두를 차지했고 이라크(승점 4·1골)가 승점 차 없이 한국 바로 뒤에 자리했다. 그 뒤로는 쿠웨이트(승점 2), 팔레스타인(승점 1), 오만(승점 0) 순이다.

최종 예선이 쉬었던 적은 없었지만, 만족스러운 출발은 아니다.

이스라엘과 전쟁으로 국토가 전쟁터로 바뀐 팔레스타인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드려 0-0으로 비기는 졸전을 치렀다. 대승을 기대한 경기에서 수많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위험천만한 실점 위기를 몇 차례 맞이했다. 무승부도 감지덕지한 결과였다.

이어진 오만과 원정 경기에서는 3-1로 승리했지만 아찔한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전술 변화를 줬고, 후반 37분에서야 이강인의 도움을 받은 손흥민의 원더골이 터져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12일 인천공항에서 오만과 원정경기를 마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귀국해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그래도 결과를 가져온 오만전 이후 홍 감독은 "시작하는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다.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소득"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선수 간격 유지, 중앙 수적 우위 창출, 공격 전술 다변화 등 개선한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팀의 완성도가 떨어져 있다는 것은 홍명보호의 큰 숙제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내용 면에서는 아직 가다듬을 게 있다"며 "우선 팀 스피드를 지금보다 한참 더 끌어올려야 한다. 또한 전술적으로도 완성도가 낮은데 앞으로 달라져야 한다. 점차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명보호의 다음 상대는 요르단, 이라크다. 한국은 10월 10일 요르단과 원정 경기를 펼친 뒤 15일 이라크와 홈 경기를 벌인다.

사실상 최종 예선 개념인 이번 대회 3차 예선에서는 아시아에 걸린 8.5장의 본선 진출권 중 6장의 주인이 가려진다. 각 조 2위 안에 올라야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데 10월 2연전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조 1·2위를 놓고 다툴 요르단, 이라크를 모두 잡으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 승승장구할 수 있지만, 혹 덜미를 잡힌다면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이 매우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4.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이라크와 요르단의 FIFA 랭킹은 각각 55위, 68위로 한국(23위)보다 낮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요르단은 올해 초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두 번 만나 1승 1무를 거뒀다. 특히 대회 4강전에서 단 한 개의 유효 슈팅을 내주지 않으며 2-0으로 제압, 한국의 64년 만에 우승 꿈을 앗아갔다.

발목을 크게 다친 공격수 무사 알타마리의 한국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요르단은 팔레스타인전에서 2골을 터뜨린 야잔 알나이마트 등 위협적인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3차 예선 두 경기에서도 매서운 공격력을 뽐내며 눈길을 끌었다.

이라크 역시 껄끄러운 상대로, 아시안컵에서 일본을 2-1로 꺾는 등 상당히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아시안컵 4경기에서 6골을 몰아친 아이멘 후세인이라는 걸출한 공격수도 보유했다.

이라크는 3차 예선 쿠웨이트와 2차전에서 경기 시작 7분 만에 수비수 레빈 술라카가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몰렸고 0-0으로 비겼다. 선수는 한 명이 적었지만 경기 내용은 이라크의 압승이었다.

특히 이라크는 제공권에 강점이 있어 여러 차례 위협적인 세트피스 공격을 만들었는데, 세트피스 수비가 불안한 한국으로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대한민국 손흥민과 이강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9.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홍명보호도 요르단, 이라크와 2연전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일찌감치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상대 전력 분석에 돌입한 것은 물론 지적받은 선수단 관리 부분에 대해서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홍 감독은 "리그 우승(조별리그 1위)을 차지하려면 강력한 라이벌에 절대 승점을 줘서는 안 된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요르단, 이라크를 상대로 승점 관리를 잘해야 한다. 이에 초점을 두고 10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할 것"이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