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분 이후 한 발 더"…궤도 오른 제주 '김학범호'의 지치지 않는 축구
동계 훈련서 '100분 축구' 강조, 체력에서 우위
4월 2연승으로 4위 도약
- 안영준 기자
(인천=뉴스1) 안영준 기자 = 김학범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시작한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가 4월 2연승을 거두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음을 입증했다. 제주는 체력을 강조한 김학범 감독의 새 철학에 맞게 후반 막판까지 쉽게 지치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제주는 6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지난 3일 전북 현대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던 제주는 4월에 치른 2경기를 모두 잡아냈다. 3승1무1패(승점 10)로 K리그1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제주는 2024시즌 체질 개선을 시도 중이다.
'호랑이 선생님'으로 불리는 김학범 감독은 "모든 선수가 90분이 아닌, 100분까지 뛸 수 있는 체력을 갖춰야 한다"며 동계 훈련 내내 강력한 체력과 선수단 체지방 감소를 강조했다.
구단 유투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제주 선수들은 김 감독의 '지옥 훈련'을 소화하며 혀를 내둘렀다.
힘든 겨울을 보낸 제주는 봄이 오자 조금씩 그 결실을 보고 있다. 김 감독은 "적어도 4월이 되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공언을 했는데 실제로 봄바람이 불어오면서 제주의 체력 훈련 효과가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주중 경기로 열린 전북전에선 1-0으로 앞선 이후 막판까지 상대의 강한 추격을 받았지만, 이를 잘 버틴 뒤 후반 52분 추가 골을 넣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인천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제주는 후반 중반 이후 승부처에서 활동량과 공격 전환 속도에서 앞서며 승리를 따냈다.
무엇보다 후반 막판에도 집중력과 조직력에서 틈을 보이지 않는 견고함을 보인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김 감독은 "이전의 제주는 70분이 넘으면 힘이 다 빠졌다. 그래서 승리를 지키지 못했고 막판에 승리를 따내기도 어려웠다"면서 "이제는 다르다. 이제는 선수들이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는 힘이 생겼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선수들 역시 달라진 팀 체질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제주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유리 조나탄은 "새로 오신 감독님이 어떤 분인지 몰랐는데 체력 훈련을 하면서 확실히 알게 됐다"고 농담하면서도 "축구에서 체력은 중요하다. 후반전에 상대가 지쳐갈 때 우리 선수들은 한 발씩 더 뛰고 있다. 효과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아직도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더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선수들 스스로가 그 효과를 느끼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제주의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축구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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