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년 만에 한국인 지도자가 A대표팀 지휘?…"한국만의 문화 공감해야"
정해성 위원장 "소속팀 있어도 후보"
KFA, 5월 초까지 신임 감독 선임 예정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지난 2018년 8월부터 외국인 지도자들의 몫이었던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이 다시 한국인 지도자들에게 돌아갈까. 대한축구협회(KFA)가 밝힌 새로운 감독 조건을 들여다보면, 외국인보다는 한국인 지도자 선임 쪽에 무게가 실린다.
KFA 전력강화위원회는 2일 오전 A대표팀 신임 감독 선임과 관련해 5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금까지 꾸려졌던 32명의 후보 중 한국인 지도자 4명, 외국인 지도자 7명을 최종 후보로 추리며 5월 초중순까지 신임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신태용 감독이 A대표팀을 떠난 뒤 한국 축구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끌었다. 벤투가 꽤 좋은 성적을 남겼기에 클린스만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외국인 선호' 분위기가 갖춰졌으나 클린스만이 워낙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겨 상황이 달라졌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한국 축구의 분위기와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가에 대해 판단한 뒤 가장 적합한 감독을 선택할 생각"이라며 "외국인 지도자 후보들은 한국 문화에 공감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 문화는 서구의 축구보다 선후배 관계가 뚜렷하고 이에 따른 질서 체계가 잡혀있다. 전임 클린스만 감독이 방관에 가까운 '자유'를 표방하며 대표팀을 방치했다가 내부 분열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아시안컵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릴 때, 정 위원장의 발언은 뼈가 있어 보인다.
'우리만의 축구 문화 이해'가 중요한 조건이라면, 아무래도 한국인 지도자들이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정 위원장은 "황선홍 감독은 부담스러운 3월 A매치 2연전 임시감독을 맡아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짧은 시간 안에 한 팀이 됐다고 느꼈다"며 황선홍 감독의 임시 사령탑 기간 중 선수단을 결속시킨 부분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KFA가 외국인 지도자 선임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도 한국 지도자에 힘이 실린다. 정 위원장은 이날 "외국인 지도자 7명과는 우선 '비대면 면접'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김판곤 KFA 감독선임위원장이 직접 유럽으로 출국, 후보 또는 대리인과 면접을 한 모습과 비교되는 행보다.
한국인 지도자 선임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정해성 위원장은 "현재 팀을 이끌고 있어도 후보에 포함했다"라면서 "국가대표팀을 맡는다는 것은 명예로운 자리다. 시즌 도중 팀에서 나오면 어려운 점이 있을 텐데, KFA가 구단과 소통할 것"이라며 소속팀 유무가 한국인 지도자 선임에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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