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은퇴 고민했던 손흥민 "앞으로 다시는 나약한 생각 않겠다"
"이강인은 뛰어난 선수, 함께 뛰면 즐거워"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축구대표팀 핵심 공격수이자 주장인 손흥민(32·토트넘)이 은퇴까지 고민한 시간이 있었음을 고백한 뒤 "다시는 그런 생각이 나지 않게끔 내가 더 강해지겠다"며 웃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22위)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3차전 태국(101위)과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 42분 골을 터뜨리며 활약했지만, 팀은 손흥민이 가져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4강)을 거둔 데다 '이강인 논란'까지 이어져 마음고생이 심했던 손흥민은 최근 국가대표팀을 그만 두는 것까지 고민했다고 밝힌 바 있다.
태국전 후 손흥민은 다시 한번 이 사안에 대해서 입을 열고 "내 개인적인 생각만 했다면 (대표팀을) 그만하려고 했던 게 맞다. (그만두겠다는 마음이) 코앞까지 왔다"면서 "은퇴한 여러 선배들과 아버지, 주변 지인들에게 질문도 하고 조언도 구했는데, 결국 나처럼 많은 사랑을 받는 축구선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민하면서 늘 내게 힘과 사랑을 주셨던 팬들이 많이 떠올랐고, 힘든 상황 속에서 동료들에게 짐을 떠 넘길 자격이 있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앞으로는 대표팀을 그만두는 고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손흥민은 "이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 내가 앞으로 이런 약한 생각을 다시는 안 할 수 있도록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이날 손흥민은 갈등을 빚었던 이강인과 운동장 안에서 여러 차례 패스를 주고받으며 좋은 호흡을 보였다. 경기 종료 후에는 이강인과 어깨동무를 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에 대해 "워낙 잘 하는 선수다. 강인 선수가 교체로 들어와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노력을 했고, 또 실제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면서 "아시안컵부터 점점 더 호흡이 잘 맞는 게 느껴진다. 강인 선수가 점점 더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같이 플레이하면 즐겁다"며 후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손흥민은 무승부에 대해선 "아쉬운 결과인 건 맞다. 수비로 내려선 팀을 뚫어내야 하는 숙제가 여전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짧은 시간을 준비했음에도 선수들끼리 뭉쳐서 뭔가 하나라도 더 해보려고 했던 것은 긍정적"이라고 총평했다.
이제 한국은 하루 짧은 외박으로 휴식한 뒤 22일 태국으로 이동, 26일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을 상대로 리턴 매치이자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원정에서 쉽지 않은 승부를 치르게 된 손흥민은 "쉬운 경기는 하나도 없다. 특히 원정 경기는 상대의 열정적인 응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더욱 어려울 것이다. 태국이 어떤 경기를 펼치고 싶어하는지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4차전에서는 더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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