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진심, 린가드 마음 훔쳤다…1월에 영국행, 곧바로 계약 합의

1월초 구단 관계자가 계약서 들고 맨체스터 방문
"구단의 열정을 보고 그 순간 서울행 결정"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제시 린가드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 기자의 질문을 듣는 중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2024.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진심이 제시 린가드(잉글랜드)의 마음을 훔쳤다. 지난달 직접 구단 관계자가 영국 현지까지 찾아가는 정성을 보였으며, 린가드는 다른 오퍼를 뿌리치고 전격적으로 서울행을 결정했다.

린가드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다른 팀들은 구두로만 이야기했지만 서울에서는 직접 영국 맨체스터로 계약서를 들고 넘어오는 열정을 보여줬다. 그 순간 서울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은 이날 오전 린가드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린가드는 K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과 함께 2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K리그 최고연봉자는 대구FC 세징야로 15억5000만원을 받았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 윙어였던 린가드의 서울행은 국내뿐 아니라 영국 현지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린가드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많은 팀의 오퍼를 받았으나 계약하지 않았고 최근까지 무적으로 있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제시 린가드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2024.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1월 이적시장에서도 복수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직접 한국행, 그중에서도 FC서울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린가드의 영입은 서울 구단 내에서도 극히 일부만 아는 상황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달 초 서울 구단 관계자 2명이 직접 맨체스터 현지를 찾아 린가드의 몸 상태를 살핀 뒤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서울 관계자는 "대부분의 직원이 몰랐을 정도로 은밀하게, 빠르게 협상이 진척됐다"며 "오히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서 보도가 먼저 나오는 바람에 알려지게 됐다"고 웃었다. 김기동 서울 감독도 빅 네임인 린가드 영입 소식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그가 서울에 온 이유는 분명했다. 서울에서 보여준 진심과, 자신을 간절히 원했던 팀에서 많이 뛰면서 그라운드에서의 부활을 원했기 때문이다.

린가드는 "서울에서 열과 성의를 보여줘서 사인할 수 있었다"며 "서울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하루빨리 경기장에 서고 싶다. (우승) 트로피를 얻고 매 경기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제시 린가드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구단 머플러를 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그는 서울행 결정에 대한 주변의 반응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린가드는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의견을 줬지만 협상 당시 나의 의견이 가장 중요했다"며 "중요한 포인트는 하루빨리 경기장에 돌아가서 뛰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한동안 팀이 없었고, 축구보다는 개인 사업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이적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린가드는 "축구와 개인 사업은 별개"라며 "축구에만 집중하겠다. 경기에 뛴 지 오래돼서 많은 분이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두바이에서 음주하지 않고 체력 관리에도 힘썼다. 개인 트레이너와 매일 2차례씩 훈련했다. 충분히 개막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으로의 승리를 거듭 강조했다. 린가드는 "개인 목표는 적어놨지만 지금은 팀으로 성과를 내고 매 경기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팀 정신을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린가드는 9일 서울의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에 합류한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제시 린가드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 기자의 질문을 듣는 중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2024.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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