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없이 컨디션 점검하고 승리까지…필요한 건 다 얻은 이라크전
아시안컵 마지막 평가전서 1-0 승리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부상 없이 태극전사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면서 승리까지 챙겼다. 속 시원한 대승은 아니었지만 큰 대회를 코앞에 두고 꼭 필요한 것들은 다 챙긴 이라크전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전반 40분에 터진 이재성의 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지난 3일 베이스캠프지인 아부다비에 입성, 현지 적응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던 한국은 이날 이라크를 상대로 아시안컵 최종 리허설을 치렀다.
전반전에는 오현규(셀틱), 홍현석(헨트), 김영권(울산), 박용우(알아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을 다양하게 기용하며 플랜 B에 대비했다. 그동안 선발 라인업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던 클린스만 감독이지만, 이날은 큰 폭의 변화를 주며 여러 선수들이 고르게 경기 감각을 익혔다.
6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 결승전까지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주축 선수들 외에도 여러 선수들을 활용해야 한다. 경고 누적, 부상 등 변수도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대비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폭넓은 선수 기용은 고무적이었다.
특히 황의조(노리치)가 불법 성관계 촬영 혐의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상황서, 2옵션 스트라이커 오현규는 모처럼 선발 출전하며 귀중한 예열을 했다.
후반전에는 기존 주축 선수들의 감각도 익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하프타임을 이용해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포함해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규성(미트윌란)에 더해 5일 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파리생제르맹)까지 투입했다.
이들은 그동안 국가대표팀에서 늘 많은 시간을 뛰었고 소속 팀에서도 최근까지 많은 시간을 소화한 선수들이지만, 그래도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내 조직력을 다시 점검할 필요는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의도대로 이날 손흥민을 포함한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호흡을 틔웠다. 이는 훈련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감각이다.
그러면서도 부상으로 인한 이탈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일본과 호주 등 많은 우승 후보 팀들이 부상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상 없이 쾌조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게 장점인데, 이날도 이라크가 다소 거칠게 대응했음에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부상자 없이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다만 이강인이 막판 다소 불필요한 상황에서 퇴장을 당한 건 아쉬웠다.
무실점과 승리 역시 값진 소득이다. 아무리 실전 감각과 컨디션 점검을 1순위로 둬 결과에는 의미가 없다지만, 그래도 만약 패배를 하고 본 대회에 들어갔다면 분위기가 꺾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날 힘을 빼고 다양한 점검에 집중하면서도 끝까지 승리를 놓치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어떻게든 결과는 냈다는 점에서도 뜻깊다.
덕분에 한국은 본선에서 계속 만나야 할 중동 팀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내며 자신감을 얻었고, A매치 6연승과 7경기 연속 무실점이라 상승세도 유지하며 카타르로 향하게 됐다.
tr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