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은 울산, K리그 새로운 왕조를 꿈꾸다

초반 독주 후 인종차별 논란·박용우 이적으로 위기
고비 이겨내고 2연속 우승 달성…프리시즌 투자 절실

23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우승을 차지한 울산 현대 선수들이 홍명보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22.10.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울산=뉴스1) 김도용 기자 =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연속 K리그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왕조 시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울산의 왕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겨울 이적 시장 구단과 홍명보 감독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전망이다.

울산은 29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21승7무7패(승점 70)가 되면서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60)를 따돌리고 3경기를 남겨둔 채 K리그1 우승을 확정,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17년 만에 K리그1 정상에 오른 울산은 올 시즌에도 왕좌를 지키며 K리그1을 대표하는 강호로 자리를 잡았다. 통산 4번째 우승.

울산은 지난해 우승 주축들이 대부분 잔류하면서도 주민규, 루빅손, 김민혁, 에사카 아타루 등을 데려오면서 전력을 강화했고, 시즌 초반부터 우승을 위해 질주했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23 하나원큐’ K리그1 25라운드 FC서울과 울산현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주민규가 기뻐하고 있다. 2023.8.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울산은 시즌 개막전에서 '라이벌' 전북 현대를 2-1로 제압한 뒤 6연승을 내달렸다. 이후 6연승과 5연승을 기록하면서 시즌 초반부터 경쟁자들이 제치고 독주 체제를 달렸다.

위기도 있었다. 울산의 주장단이었던 정승현, 이규성, 이명재, 박용우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면서 팀이 흔들렸다. 이 과정에서 구단도 소극적인 사후 대처를 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 팀의 주축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으며 국가대표로 성장한 박용우가 알아인(UAE)으로 이적하며 흔들렸다. 마땅한 대체자를 구하지 못하고 주축 자원을 보낸 울산의 경기력 약화는 불가피했다.

거듭된 악재는 울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울산은 지난 8월부터 10경기에서 단 2승(5무3패)에 그치는 등 힘을 잃었다.

29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울산현대와 대구FC의 경기에서 울산 마틴아담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2023.10.29/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하지만 울산은 시즌 초반 벌어놓은 승점 덕분에 2연속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시즌 막판 과정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원했던 우승을 이룬 만큼 울산은 활짝 웃을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울산은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홈 30만 관중을 기록하면서 흥행면에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흥행 성공은 울산이 리그를 선도하는 팀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팀 성적과 흥행에서 성공을 거둔 울산은 2023년을 통해 홍명보 감독과 베테랑 이청용이 꾸준히 외쳤던 "울산의 왕조를 만들겠다"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울산이 과거 성남 일화, 수원 삼성, 전북 현대처럼 왕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올 시즌 중반 이후 나타난 문제점을 파악,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적과 흥행을 모두 결정할 수 있는 선수단 보강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

dyk0609@news1.kr